
◇특례상장 출신 첫 유가증권시장 이전
알테오젠은 8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총 5348만2080주 중 53.22%에 해당하는 2846만1139주 주주가 참석했다. 이 중 98%가 유가증권시장 이전 안건에 찬성표를 던져 원안이 가결됐다.이번 알테오젠의 이전 상장은 의미가 크다. 2005년부터 운영된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한 303개 기업 중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특례상장 제도는 기술력이나 성장성을 인정받은 기업이 재무요건 없이 상장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알테오젠은 2014년 12월 이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알테오젠은 내년 중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마무리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24조5057억원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중공업, 삼성화재 등을 앞서며 29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박 대표는 “이전 상장은 단순히 서류를 낸다고 바로 허가되는 절차가 아니다”며 “내부 관리체계와 외부 자문기구 등 제도적 요건을 갖추는 데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정적 실적 구조 확보
알테오젠의 핵심 기술은 피하주사(SC) 전환 플랫폼 ALT-B4다. 미국 머크(MSD)를 포함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일본 다이이찌산쿄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다수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9월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MSD의 키트루다 SC가 미국에서 상용화하면서 알테오젠의 기술력이 시장에서 입증됐다. 지난해 키트루다의 글로벌 매출은 295억달러(약 43조원)에 달했다.MSD는 기존 키트루다 사용자의 40%가 2027년까지 SC 제형으로 전환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MSD와 알테오젠은 키트루다 SC와 관련해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매출 기반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계약을 맺었다.
박 대표는 “내년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팀을 구축해 외부에서 임상 1상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며 “도입한 자산을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으로 끌어올려 본격적인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 편입·기관 수급 확대 기대
알테오젠은 이전 상장이 단순한 주가 부양이 아니라 기업가치의 안정적 평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코스닥은 개인투자자 위주 시장으로 하루에도 급등락이 심하고, 실적이 좋아도 시장 왜곡에 따라 정확한 가치 평가가 어렵다”며 “알테오젠은 안정적인 실적 구간에 들어섰기 때문에 예측 가능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유가증권시장이 더 적합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알테오젠은 시가총액 24조원 수준으로 이전 시 주요 지수에 빠르게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수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표는 “주가 상승만큼 중요한 건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에서 장기적인 투자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