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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받아라, 아니면…" 동덕여대 뒤집은 여대의 충격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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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받아라, 아니면…" 동덕여대 뒤집은 여대의 충격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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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덕여대가 2029년 남녀공학 전환을 공식화하자 학생과 학교 간 갈등이 재점화했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대학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는 학교와 여성 교육 필요성을 강조하는 학생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학령인구 감소 직격탄
    지난 3일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 권고를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재학생, 동문, 교직원,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공론화위는 전날 ‘공학 전환 공론화 결과에 따른 권고안’을 발표하며 남녀공학 전환을 공식 권고했다. 반면 학생들은 공론화위 논의 과정에서 학생들 의견이 과소대표됐다며 “학교 주인인 학생들 의견을 배제한 비민주적 의사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한국의 여대는 여성이 제대로 된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실을 본 초기 선교사들이 1886년 이화학당 등 여성만을 위한 교육 기관을 설립한 데서 시작했다. 산업화 시대에는 여성 전문 인력 양성소로, 이후에는 여성 리더 양성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급감, 남녀공학 및 이공계 선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여대 인기가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취업난이 심화하고 이공계 인재의 중요성이 부각돼 여대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부 대학은 이공계 규모가 작은 구조적 한계로 산학협력,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참여에서도 큰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세종대의 성공 사례는 공학 전환 논의가 본격화하는 데 불을 붙였다. 1981년 수도여대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세종대는 학과 구조조정과 첨단학과 증원을 통해 이공계 중심 대학으로 변신했다. 현재 신입생 10명 중 7명이 공대생이다. 그 결과 영국 대학 평가 기관 QS가 공개한 2025 세계 대학 평가에서 국내 대학 순위 11위에 오르며 전성기를 맞았다.


    사회적으로는 약대 학부 선발이 재도입된 2022년 전후로 ‘인서울 약대 8곳 중 4곳이 여대’라는 점을 두고 남학생들이 “입시 기회가 제한된다”고 주장하며 형평성 논란이 부각되기도 했다.
    ◇여대 존재 의미는
    그럼에도 여대가 지니는 상징성과 존재 의미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게 학생들 의견이다. 학교 측은 이날 ‘동덕여대 발전을 위한 공학 전환 분석 및 의견 수렴’ 연구용역 결과를 통해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교육 기회가 아니라 실질적 경쟁력 확보”라며 “교육 기회가 부족하던 시절과 달리 현재는 남녀가 섞인 조직에서 최고의 성과를 끌어내는 리더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학생들은 “여전히 남성 리더가 주류인 가운데 여성만 모인 조직에서 더 많은 기회와 역할을 얻을 수 있고, 이는 곧 여성의 성취로 이어진다”며 여대 존립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졌다고 해서 사회적 유리천장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교육계 관계자는 “동덕여대 사태는 학내 의사결정 구조 문제뿐만 아니라 학령인구 급감으로 대학 자체가 존립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여성 대학’의 정체성과 현실적 생존 전략 간 딜레마가 표면화된 사례”라고 분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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