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남국 전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보낸 '인사 청탁' 문자에 언급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우리는 누나 동생 하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전 비서관이 인사 청탁 문자를 받고 '넵 형님, 제가 훈식이형이랑 현지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했는데, 김 실장은 김 전 비서관과 '누나 동생 사이'가 아니라고 부인한 것이다.
5일 조선일보는 김 실장이 전날 통화에서 "나는 아주 유탄을 맞았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 실장은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김 비서관을 보지 못했고 따로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실장은 김 전 비서관으로부터 인사 청탁 관련 메시지도 전달받지 않았다고 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실의 실질적 인사 권한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에이, 그거 아니다"라고 했다.
김 전 비서관이 이번 논란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선 "대수보(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를 하다가 (사직한다는) 기사가 뜬 걸로 봤다"며 "서로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러니까 이 자리가 어렵다. 언행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문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전 비서관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직에 홍성범 전 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을 추천했다.
문자에는 "남국아 대통령 도지사 출마 때 대변인도 했고 자동차 산업협회 본부장도 해서 회장 하는데 자격은 되는 것 같다"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비서)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 좀 해줘"라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김 실장은 당초 지난 6월 이 대통령이 취임한 뒤 대통령실의 이사·예산을 관리하는 총무비서관을 맡았다. 그러다 국정감사 불출석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이 강력하게 출석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이를 막아서면서 '핵심 실세' 논란이 일었고, 지난 9월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제1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측근 그룹인 '성남·경기 라인' 중에서 가장 오래된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