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불평등 지표 ‘역대 최악’

국가데이터처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상위 10%(10분위) 가구의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제외) 점유율은 46.1%로 작년 3월 말에 비해 1.6%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하위 50%(1~5분위) 가구의 순자산 점유율 합계는 전년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9.1%에 불과했다.
10분위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21억7122만원으로 전년 대비 8.8%(1억7606만원) 늘었다. 반면 하위 10%(1분위)의 순자산은 -771만원이었다. 전년 대비 마이너스 폭이 15.2%(102만원) 커졌다. 순자산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보유한 집·예금 등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다는 뜻이다.
자산 불평등의 대표 지표인 ‘순자산 지니계수’는 0.625로 전년보다 0.014 상승했다. 역시 2012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을 뜻한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자산 격차를 키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현기 국가데이터처 복지통계과장은 “상위 계층이 보유한 부동산 등 실물자산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순자산 지니계수가 뛰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6678만원으로 전년보다 2655만원(4.9%)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자산은 4억2988만원으로 5.8% 늘었다. 금융자산은 1억3690만원으로 2.3% 증가했다. 금융자산으로 분류되는 전월세 보증금(3730만원)을 실물자산으로 분류할 경우 전체의 82.4%에 달했다. 가구 자산의 80% 이상이 부동산에 몰려 있는 셈이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9534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4.4% 늘었다. 임대보증금이 2739만원으로 10.0% 늘었다. 증가율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전·월세 보증금 상승으로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득분배지표도 3년 만에 악화
자산 격차는 물론 소득 격차도 뚜렷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소득은 7427만원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2019년(1.7%) 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근로소득은 4747만원으로 2.4%, 사업소득은 1299만원으로 2.1% 늘었다. 재산소득과 공적이전소득은 각각 9.8%, 7.6% 늘어난 614만원, 660만원이었다.소득 불평등 지표도 나빠졌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의 지니계수는 2024년 0.325로 전년 대비 0.002 상승했다. 2022, 2023년 2년 연속 하락한 지니계수는 3년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김 과장은 “39세 이하 청년과 1분위 가구 구성원의 취업 증가율이 둔화했다”며 “민간소비가 움츠러들면서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이 감소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