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에서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이 3.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평가 1등급 기준(4%)보다 낮은 것으로, 영어 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한 2018학년도 수능 이후 최저 비율인 것은 물론 1994년 수능이 도입된 이후 전 과목 통틀어 가장 낮은 1등급 비율이다.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올 수능에서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수는 1만515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은 3.11%다. 상대평가로 치러진 국어 1등급을 받은 수험생 수는 2만2935명(4.67%), 수학 1등급 수험생 수는 2만1797명(4.62%)로 영어 1등급자 수가 가장 적었다.

이런 결과는 영어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한 취지와 맞지 않다는 점에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수능 영어 난도가 높아 과도한 학습 부담을 주고, 사교육 의존도를 높인다며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90점 이상만 받으면 모두 1등급을 받도록 해 영어가 입시의 당락을 좌우하는 변수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상대평가 과목에선 1등급 비율이 4%로 정해져 있다. 절대평가 기조에선 6~10% 이내가 1등급을 받으면 적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절대평가 전환 이후 영어 1등급 비율은 △2018학년도 10.03% △2019학년도 5.30% △2020학년도 7.43% △2021학년도 12.66% △2022학년도 6.25% △2023학년도 7.83% △2024학년도 4.71% △2025학년도 6.22% 였다.
국어와 수학의 난이도 격차도 컸다. '불국어'라는 평가를 받았던 국어영역 표준점수가 치솟으면서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작년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139점)보다 8점이 높아졌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지는 구조다.
반면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전년 150점)으로 통합수능 이후 가장 낮은 표준점수 최고점을 기록했다. 국어와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8점이나 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 1등급 구간 내 점수 차가 14점까지 발생하며 국어의 변별력이 매우 높아졌다"며 "수학 만점을 받아도 국어 고득점 학생을 이길 수 없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