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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 팔아 월 1억씩 벌었죠"…550억 주식 부자된 60대 비결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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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 팔아 월 1억씩 벌었죠"…550억 주식 부자된 60대 비결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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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9년 4개월 차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내년 3월 기대됩니다. 세계 최대 렌즈 시장인 미국 본격 진출과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생산성을 높여 실적 퀀텀점프를 이루겠습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인터로조의 노시철 회장(1954년생)은 지난 12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인터로조는 콘택트렌즈 제조 및 판매 회사로 25년 역사를 자랑한다. 본사는 경기도 평택시 산단로 15번길 28에 위치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다.

    2000년 10월 25일 설립 후 2004년 11월 30일 백만불 수출의탑을 수상했다. 자체 브랜드 클라렌을 런칭했고 2010년 11월 30일 천만불 수출의탑을 받았다. 아시아 200대 유망기업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2023년 12월 5일 칠천만불 수출의탑까지 받게 된다. 노 회장은 일억불 수출의탑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50여개 국에 수출하고 거래처는 120곳 정도 된다.

    전세계 콘택트렌즈 시장은 2025년 1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27년엔 14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6~8%씩 성장하고 있다. 국가별 점유율은 미국 35%, 유럽 30%, 일본 20%, 기타 국가 15% 순이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브랜드 아큐브), 안과 의료기기 전문기업 알콘, 미국 커스텀 렌즈 기업 쿠퍼비전, 미국 안구 건강 전문기업 바슈롬이 빅4로 불린다. 야구로 비유하면 이들이 메이저리그 선수들인데 글로벌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로조는 트리플 A급 선수에 속한다. 대만 회사 3곳, 일본 회사 2곳, 그리고 인터로조가 나머지 20% 점유율을 다투고 있다. 인터로조의 점유율은 약 1% 정도로 추정된다.

    ‘콘택트렌즈 빅4’는 컬러렌즈 시장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시장 규모는 약 1조5000억원 정도인데 한국·중국·일본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다. 인터로조는 실리콘 재질 기반 컬러 렌즈 시장에서 독자적인 포지션을 구축해 고객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원데이 제품(하루 사용 제품) 비중이 지속 증가하며 편의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우호적이다.
    노시철 회장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 FDA 승인 기대 … 미국 진출”
    노 회장은 “산소 투과율이 높고 착용감이 좋은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가 미 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실적 효자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실리콘 소재는 고부가 상품이고 안구 건강에 유리해 기존 제품 대비 20% 비싸게 팔릴 것이다”며 “눈에 더 좋은 제품을 찾으려는 수요가 많아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FDA 승인이 나면 미국 메이저 유통사와 협업해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2년 전부터 준비했고 협상 순항 중이라고 귀띔했다.

    메이저 빅4는 실리콘 재질의 컬러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있는데 기존 시장 대비 규모가 크지 않고 그들의 생산 운영 방식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리콘 컬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인터로조와 대만 2개 업체 정도이다. 컬러렌즈 세계 1위를 꿈꾸는데 실리콘 하이드로겔 컬러 렌즈가 선봉장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또 “AI를 제조 현장에 투입해 올해 생산 수율을 약 70%까지 높였다”며 “내년 85%까지 올라가면 영업이익률도 20% 이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텍 대표 출신의 박수근 사장이 제품 연구개발(R&D)과 디자인 등에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노 회장은 공정 단계별 AI 혁신 적용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사출·조립 공정에선 AI 기반 잉크 시스템 및 공정 변수 최적화 모델 도입으로 불량 발생 요인을 조기 식별한다. 이 프로젝트는 내년 완성 예정인데 완료 시 생산성이 15% 향상될 것으로 봤다.

    또 중합·분리 공정에선 머신러닝 기반 수율 예측 모델과 품질 이상 탐지 시스템을 구축해 공정 변동성을 축소하는데 올 초 시작해 내년 1분기 완료 목표다. 접착·멸균 공정에선 컴퓨터 비전 기반 자동 검사 시스템 도입으로 미세 불량 검출률이 향상됐으며 3분기 수율 74.2%까지 끌어올렸다. 포장·출하 공정에선 AI 물류 시뮬레이션 및 자동화 설비 최적 배치로 포장·출하 흐름을 개선했다. 노 회장은 “AI 기반 공정 최적화 및 자동화 고도화로 내년 평균 수율을 85%까지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렌즈 신제품 3개 출시” … 2028년 시총 1조 정조준
    그는 “내년엔 렌즈 신제품 3개 출시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반 시력 패턴 분석으로 환자군 맞춤 설계한 포스트 라식 렌즈와 빅데이터 기반 성장 단계별 근시 진행 예측 모델을 활용한 근시 억제용 렌즈, AI 기반 광학 시뮬레이션으로 착용 편의성과 시야 품질을 개선한 실리콘 노안 렌즈가 출격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품질 우수성이 안정될 경우 빠른 시장 침투 및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1분기 국가별 수출 비중을 살펴보면 일본 45.3%(191억원), 유럽 28.9%, 중동 12%, 중국 5.5%, 기타 4.7%, 남·북미 3.7% 순이다. 일본이 주력 시장인 셈인데 콘택트렌즈 친화적이고 하루만 쓰고 버리는 사용자가 약 80% 정도라 실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일본 렌즈 시장은 약 2조~3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일본은 컬러렌즈 최대 시장인데 작년 457억원, 올해는 473억원(전망치) 규모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로조는 피아와 공동 브랜드 출시로 인지도 구축 및 매출 확대에 힘쓰고 있다.

    노 회장은 “중동 지역도 렌즈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들은 눈이 크고 히잡과 터번 등을 쓰기 때문에 본인들의 멋을 컬러렌즈로 표현한다고 한다.

    자동화 설비 도입과 AI 비전 검사 시스템으로 불량 검출률이 향상되며 실적 또한 개선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868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으로 전년(매출 1158억원, 영업이익 58억원) 영업이익을 2배가량 뛰어넘었다. 대신증권은 올해 매출 126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증권사 전망치보다 덜한 영업이익 200억원대 가능성이 높다.

    노 회장은 “올해 사내 AI 경진대회도 열고 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다”며 “내년 생산수율이 85%까지 올라오면 2027년엔 피지컬 AI를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첨단 컴퓨터와 AI 시스템을 활용해 제조 체질 개선을 한다는 뜻이다. 2028년을 컬러렌즈 세계 1위를 꿈꾸는데 내부적으로 매출 2000억원 이상, 영업이익률 3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가총액(13일 1921억원) 또한 1조원에 정조준한다.

    다만 위기는 있었다. 작년 4월 회계법인 감사의견 거절로 주식이 거래정지가 됐다. 상장폐지 위기 속 노 회장은 재고 문제를 해결하고 지난 3월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을 받아 5월 13일 거래재개됐다. 당시 종가는 1만6640원이었는데 13일 주가(1만6830원)와 비교해 제자리걸음이다.

    이를 교훈 삼아 모든 항목을 보수적 회계 처리하고 재고자산의 경우 세부적으로 파악한다. ERP 기반 선입선출 관리와 안전재고 기준 재정립, 체계적 처리 프로세스 수립 등 전사적 노력으로 2023년 말 대비 90일 초과 채권 금액은 기존 314억원에서 110억원으로 약 203억 줄었다.

    주가 부양책을 묻자 “지난달 약 3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공시를 냈다”며 “주가 하락 시 안전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내년부터 실적 질주가 예상된다”며 “오랜 시간 인터로조를 믿어준 주주들에게 고배당을 선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 2022년과 2023년 1주당 배당금 600원을 지급했는데 올해에는 650원 지급을 결정했고 향후에도 실적 증가에 따라 늘릴 계획이다.

    총 주식 수는 1141만3747주로 노 회장(지분 29.05%) 외 특수관계인 27인이 지분 37.6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외국인 지분율 10.16%로 유통 물량은 사실상 50%가 조금 넘는다.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65억원, 유형자산 773억원 있다. 부채비율 42.21%, 자본유보율 2592.03%로 재무 상태는 양호하다.

    노 회장은 “AI 기반 제품 경쟁력 강화와 AI 제조혁신으로 컬러렌즈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며 “소비자 눈 특성과 착용 패턴, 생활 데이터를 분석해 국가별 또는 계절, 연령층별 맞춤 컬러렌즈 디자인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또 “생산·재고·물류 자동 최적화로 리드타임(물품 발주부터 그 물품이 납입되어 사용할 수 있는 기간) 단축 및 재고 손실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주방용품 팔아 수십억 번 대우맨 … 콘택트렌즈에 눈뜨다
    약 557억원 주식 부자인 그는 전직 ‘대우맨’이다. 서강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후 1979년 대우실업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8년 근무했다. 1987년 개인무역회사 두류실업을 세워 큰돈을 벌었다. 1990년대 중반엔 냄비, 후라이팬 등 주방용품을 팔기도 했다. 1998년 IMF(외환위기) 사태 때 수출로 먹고사는 노 회장은 한 달 1억원씩 벌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역이라는 건 남이 생산한 제품을 제 이름으로 수출하는 것이다 보니 품질 수준을 높이는 데 한계를 느꼈다”며 “직접 제조업에 뛰어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당시 수십억원을 벌었기에 현대차 1차 협력사 경영 등 유망한 제안들이 왔지만 콘택트렌즈에 뛰어들게 된다.

    그는 렌즈 기술자와 관리자에게 지분 50%를 주며 인터로조를 세우게 된다. 본인이 전주(錢主)고 영업도 하는데 신뢰가 먼저이기에 흔쾌히 지분을 줬다고 한다. 두류실업으로 큰돈을 벌고 있었기에 인터로조 사업은 병행을 했다. 하지만 수십억원을 들여도 수년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계속 많은 자금이 투입되자 결국 인터로조 경영에 전념한다. 당시 국내 콘택트렌즈 회사가 10개 있었는데 수출길에 올라 회사를 정상화로 이끈다. 지속된 적자로 중간에 핵심 기술자도 이탈했지만 ‘전화위복’이란 사자성어를 떠올리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

    회사 설립 후 7~8년은 무보수로 일했다. 은행에서는 개인 돈이 자꾸 들어가기에 노 회장을 위해 자본으로 전환하라고 조언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기존 창업 동료들의 지분율이 희석돼 끝까지 본인 길을 걸었다고 한다. 본인 지분율보다 신뢰를 택한 것이다. 이후 해외 무대를 누비며 얻은 인맥으로 렌즈 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영업 노하우를 키워 회사를 흑자 행진으로 이끈다.

    청춘들을 위한 인생 조언을 부탁하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무엇이든 해보는 게 중요하다”며 “그냥 쉬었음이란 단어보다 도전이란 단어와 친해지자”고 했다. 또 “중소·중견기업이든 본인에게 기회가 많은 곳에서 일해야 자산이 된다”며 “대기업보단 밖으로 나가보라”고 했다. 특히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을 떠올리면 평범한 사람들이 여러 가지 환경을 잘 활용해 탁월한 성과를 냈다”며 “생각하는 힘을 길러 이 사회에 필요한 존재가 되자”고 덧붙였다.

    회사를 다섯 글자로 표현해달란 부탁엔 “함께가는길”이라고 했다. 그는 “‘혼자 가면 빨리 가고, 같이 가면 멀리 간다’는 아프리카 속담도 있지만 인생의 여정에서 서로 인연을 맺어 비전을 공유하면서 먼 곳을 향해 동행하는 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선두에 서서 바른 곳으로 리드하면 역량 있는 인재들이 에너지를 결집해 속도를 내고, 부족하고 지친 구성원에겐 동반자 정신으로 독려해 희망을 가지면서 함께 나아갈 것이다”고 했다.


    주주들에겐 “단기적 성과보다는 2~3년의 중기적 시각으로 투자해 주시면 틀림없이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업계에서 가장 기술 장벽이 높은 실리콘 하이드로겔 컬러렌즈에 집중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며 “잉크, 바인더, 레이저 가공 등 핵심 공정 내재화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스마트팩토리와 AI 비전검사 도입, 공정별 전문 엔지니어 채용 등을 통한 표준 재정립으로 컬러렌즈 불량률 문제를 개선해 약 1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내년 1분기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 미 FDA 승인 땐 북미 시장 진입할 거으로 보이고, 일본은 실리콘 하이드로겔 컬러렌즈 승인 시 기존 시장보다 3배 성장 잠재력이 예상된다”고 했다.

    실리콘 하이드로겔 소재의 렌즈는 현재 미 FDA의 510(k) 의료기기 사전승인을 위해 해당 물질을 기반으로 한 함수율 45%, DK 70 제품의 미국 내 임상시험을 진행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 중에 있다. 총 피험자 75명으로 렌즈 착용 안전성과 시력 교정 효과, 사용자 만족도 등을 포함한 의미있는 지표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임상시험결과 보고서 수령 후 510k 신청 완료 예정이다.

    독립리서치를 운영하는 이재모 아리스(ARIS) 대표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조원가 혁신을 위한 노력과 자체 생산 시스템으로 안정된 실적을 내고 있다”며 “광중합 설비 도입을 통해 품질 향상이 이뤄지면 영업이익률 30%도 가능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00억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과거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15배 전후 수준의 주가를 고려한다면 적정 주가는 2만6000원이다”고 주장했다. 현 주가 대비 54.49%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다만 “스몰캡 기업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 등 지분 변동에 의한 단기 급등락이 나올 수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피인수 시 주가 대박이 기대되지만 중소기업이 품으면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단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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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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