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민간단체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차기 회장직에 홍성범 전 KAMA 본부장을 추천하는 문자를 보냈다가 언론에 노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비서관은 문 수석부대표의 요청을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인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현지 제1부속실장에게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대통령실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내부 경고 조치를 내렸고, 민주당 지도부도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직권 남용이자 범죄 행위”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3일 “부정확한 정보를 부적절하게 전달한 내부 직원에게 공직 기강 차원에서 엄중 경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비서관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정치권에서는 문 수석부대표와 메시지를 주고받은 김 비서관을 지목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문 수석부대표와 김 비서관은 중앙대 선후배 사이로, 21대 국회에서 함께 활동한 인연이 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문자와 관련해 “매우 부적절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고 했다.
문 수석부대표는 지난 2일 오후 10시께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장에서 김 비서관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홍성범 전 본부장을 KAMA 회장으로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수석부대표는 “남국아, (홍성범은) 우리 중대 후배고 대통령 도지사 출마 때 대변인을 했고, KAMA 본부장도 지냈다. 자격이 된다”며 “아우가 추천 좀 해줘”라고 했다. 이어 “내가 추천하면 강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 봐”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비서관은 약 20분 뒤 “넵 형님, 제가 훈식이형이랑 현지누나한테 추천할게요! 홍성범 본부장님!”이라고 답했다. 김 비서관이 실제로 강 비서실장과 김 실장에게 관련 요청을 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내용만 놓고 보면 문 수석부대표의 청탁성 요청을 김 비서관이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비서관이 민간단체 인사에까지 개입한 정황을 문제 삼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임명직이 아닌 민간 협회 회장직까지 김 실장이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적 청탁이자 직권 남용 소지가 있는 행위”라고 했다. 1988년 설립된 KAMA는 현대자동차, 기아, 르노코리아, GM 한국사업장, KG모빌리티 등 5개 완성차 업체가 구성한 민간단체다. 역대 회장 대부분은 완성차 업체 최고경영자(CEO)나 산업통상부 관료 출신이 맡아왔다.
김형규/최해련/신정은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