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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류업체 아메리칸이글의 주가가 상승세다. 대표 브랜드는 논란성 광고를, 자회사 브랜드는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을 앞세운 전략으로 시장의 주목과 실적 개선을 동시에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아메리칸이글 주가는 지난 한 달간 26% 뛰었다. 2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선 9.7% 급등했다. 호실적을 기록한 데다 연간 실적 전망을 올려 잡은 영향이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13억6000만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9134만달러로 14% 늘었고, 희석 주당순이익(EPS)은 53센트로 시장 예상치(41센트)를 웃돌았다. 회사는 연간 조정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보다 약 15% 상향한 3억300만~3억800만달러로 제시했다.업계에선 백인 우월주의 논란을 일으킨 청바지 광고가 성공을 거둔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메리칸이글은 7월 말 배우 시드니 스위니를 모델로 기용해 “스위니에게 훌륭한 진(jeans·청바지)이 있다”는 문구의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는 청바지와 유전자를 뜻하는 동음이의어를 활용해 우생학적 인종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원인 스위니가 최고의 광고를 냈다”고 SNS에 의견을 남기며 화제가 됐다. 회사 측은 “광고 공개 6주 만에 신규 고객이 70만 명 증가했고, 청바지는 줄줄이 품절됐다”고 밝혔다. 광고 이후 아메리칸이글 주가 상승률은 92.5%에 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회사 실적을 견인한 주역이 속옷 브랜드 ‘에어리(Aerie)’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에어리는 인종·체형의 다양성을 강조한 광고로 호응을 얻으며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급증했다. 반면 아메리칸이글 브랜드의 매출은 1% 증가에 그쳐 시장 기대치(2.1%)를 밑돌았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스카이 캐너브스 연구원은 “두 브랜드가 정반대 전략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