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가 경쟁사 추격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적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구글의 최신 ‘제미나이’가 성능 평가에서 오픈AI 모델을 앞서며 AI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내부 메모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1일(현지시간) 임직원에게 “챗 GPT의 일상 사용 경험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며 모든 자원을 고객·사용자 경험 향상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광고 사업, 헬스·쇼핑용 AI 에이전트, 개인 비서형 서비스 ‘펄스’ 등 후순위 프로젝트들은 전면 연기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구글의 공세가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구글은 지난달 공개한 최신 제미나이 모델로 각종 AI 벤치마크에서 오픈AI 모델을 앞섰고, 이에 따라 알파벳 주가는 급등했다.
구글은 8월 이미지 생성기 ‘나노 바나나’ 출시 이후 제미나이 월간 활성사용자(MAU)가 450만 명에서 10월 6억 5000만 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기업 고객을 빠르게 확보 중인 앤스로픽*의 성장세도 오픈AI에 부담이 되고 있다.
오픈AI는 향후 수천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어, 이 지출을 의미 있는 매출로 전환하는 속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상장사인 오픈AI는 자체 매출만으로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수 없어 상시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한 구조다. 반면 구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은 기존 사업 수익으로 투자를 이어갈 수 있어 경쟁 구도가 더욱 불리하다. 회사 내부 재무추정에 따르면, 오픈AI가 2030년까지 흑자 전환을 이루려면 매출이 약 200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돼야 한다.
올트먼 CEO는 챗 GPT의 개인화 기능 강화, 속도·신뢰성 개선, 답변 가능한 주제 확장 등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오픈AI 내부에서는 관련 조직 간 ‘임시 인력 이동’을 허용하고, 품질 개선팀이 매일 상황 점검 회의를 진행하도록 했다.
오픈AI 챗 GPT 총괄 닉 털리는 X(트위터)에서 “챗 GPT를 더욱 직관적이고 개인화된 서비스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트먼은 내부 메모에서 다음 주 공개 예정인 새로운 추론 모델이 구글 최신 제미나이를 능가하는 성능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구개발·제품 확장 등 대부분 분야에서 여전히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