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주가가 급등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 서울 강남의 ‘깐부치킨’에서 회동할 때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한국에 공급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진 영향이다. 현대차그룹도 엔비디아로부터 5만장의 GPU를 공급받기로 했다.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전일 대비 3만6700원(18.65%) 상승한 23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급등 속 개인투자자들은 기쁨을 감추지 않고 있다. 포털사이트 현대오토에버 종목토론방에서 한 투자자는 “본격적인 ‘치맥(치킨+맥주) 랠리’가 시작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서비스에 증권계좌를 연결한 현대오토에버의 개인주주 4054명의 평균 매수단가는 18만817원이다. 현재 주가 대비 평균적으로 29.14%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한국 정부가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1만3000장의 GPU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오토에버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됐다. 현대차그룹도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동맹’을 맺고 있어서다.
앞서 황 CEO는 지난 10월 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정의선 회장 등과 ‘치킨집 회동’을 가졌고, 그 이튿날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 협약에 따라 엔비디아는 현대차그룹에 5만장의 GPU를 공급하고, 현대차그룹은 공급받은 GPU를 활용해 통합 AI 모델 개발·검증·실증을 추진한다. 개발된 AI 모델은 자동차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의 혁신에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의 AI 사업에서 현대오토에버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GPU 구매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화와 내부 프로세스의 근본적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며 “현대오토에버는 공장, 로봇, 차량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디지털 운영체제(OS)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오토에버의 본질적 역할은 AI 모델 개발 회사라기보다, 피지컬 AI를 지탱하는 디지털 OS를 구축·운영하는 기업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다만 급등한 주가 수준은 부담이다.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현대오토에버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3만7917원이다. 이날 종가 대비 상승 여력이 1.86%에 불과하다.
앞서 현대오토에버는 황 CEO가 방한했을 당시 매수세가 몰리면서 5거래일 만에 45%가량 급등했지만, 이후 가파르게 하락한 바도 있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오토에버는 낮은 유동주식비율로 인해 신사업 기대감이 형성될 때마다 주가가 급등한 뒤 급락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신사업과 관련해 현대오토에버가 인식할 수 있는 매출 규모와 매출 인식 시점, 현대차그룹 내에서의 역할 분담 등의 정보는 여전히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