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는 3개의 앱(애플리케이션)을 나란히 띄워서 마치 3개의 (스마트)폰을 한 번에 쓰는 것 같은 멀티태스킹 경험을 제공합니다."강민석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스마트폰 상품기획팀장(부사장)은 2일 삼성 강남에서 진행된 갤럭시Z 트라이폴드 신제품 미디어 행사에서 "예를 들어 새 집 설계를 준비하는 건축가라면 설계도면을 확인하면서 동시에 제안서를 작성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수치를 계산하는 것까지 한 화면에서 가능하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 강남에 진열된 갤럭시Z 트라이폴드를 사용한 결과 가로로 넓게 펼쳐진 대화면 위로 사용자가 원하는 앱을 각각 실행할 수 있었다. 뉴스 기사를 보면서 주요 기업의 현안을 메모하고 동시에 일정을 표시하는 작업이 한 화면으로 가능했다. '검색 포털+노트+일정'을 미리 설정하면 우측 디스플레이 하단 '태스크바'를 눌러 해당 앱을 한 번에 동일한 화면 구도로 실행할 수 있다.
또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태블릿 버전 '삼성 덱스'를 지원해 대화면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삼성 덱스는 기기를 외부 디스플레이나 마우스·키보으 등과 연결해 휴대용 워크스테이션으로 사용하는 기능이다. 별도 디스플레이와 연결 없이도 PC를 사용하는 것 같은 작업 환경을 구현한다.사용자는 이에 따라 목적에 맞게 최대 4개까지 가상 작업 공간을 생성할 수 있다. 각 작업공간에서 최대 5개 앱을 동시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컨대 한 작업 공간에선 회의 자료를 수정하고 다른 곳에선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쇼핑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듀얼 스크린 기능을 지원해 외부 모니터와 무선 연결하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253㎜ 크기로 펼쳐지는 대화면은 영상 시청의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유튜브에도 최적화 된 화면 구성도 눈에 띈다. 영상을 보면서 추천 목록과 댓글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강 부사장은 "120Hz의 부드러운 주사율, 다이나믹 아몰레드 프레스트 디스플레이의 밝은 디스프렐이로 실내외 어디서나 선명하고 생생한 화질을 즐길 수 있다"며 "탑재된 비전 부스터로 어떤 환경에서도 색상과 명함이 최적화된다. 말 그대로 주머니 속에 극장을 갖고 다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했다.
사용자들이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가장 주목하는 카메라와 배터리 성능도 확보했다. 후면 카메라의 경우 갤럭시Z폴드7과 동일한 2억화소 광각 카메라에 12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 1000만화소 망원 카메라를 갖췄다. 화면을 펼쳤을 때 보이는 내부 전면 카메라와 닫았을 때 나타나는 전면 카메라는 각각 1000만화소다. 배터리는 5600mAh 용량을 탑재해 대화면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최대 45W 초고속 충전도 지원한다.대화면을 갖추면서도 휴대성을 잃지 않는 데도 주력했다. 기기를 접었을 때 두께는 12.9㎜, 펼쳤을 때는 가장 얇은 쪽을 기준으로 3.9㎜에 불과하다. 역대 갤럭시Z폴드 시리즈 가운데 가장 얇은 외형이다. 무게는 309g. 215g인 갤럭시Z폴드7보다 무겁다. 기기를 펼쳤을 경우 각 디스플레이 패널 무게를 균일하게 분산해 안정적인 사용경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기기를 들어보면 다소 무거운 느낌이 들긴 하지만 대화면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감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해 내구성을 높이면서도 기기가 무거워지지 않도록 최소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모바일 플랫폼으로 구동된다. 제품은 6GB 메모리의 512GB 스토리지에 ‘크래프티드 블랙’ 색상 단일 모델로 출시된다.
다만 가격은 비싼 편이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36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출시된다. 노트북과 기존 폴드 형태 스마트폰을 각각 한 대씩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태블릿PC와 사용성이 겹칠 수 있지 않냐는 우려에 대해선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만든 두께나 무게 등이 소비자가 결국 어디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대안이 된다"며 "기존에 있던 태블릿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새로운 카테고리의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이라고 선을 그었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대량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출시된 제품은 아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트라이폴드는 '스페셜 에디션' 같은 것"이라며 "대량으로 판매한다기보다 진짜 원하시는 분들에게 계속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오는 12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된다. 삼성닷컴과 전국 삼성 매장 20곳에서 판매한다. 이후 중국, 대만,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미국 등에서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삼성전자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로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을 한층 더 강조하게 됐다.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10월 2세대 제품을 공개한 만큼 트리폴드폰 기술 경쟁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플립7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3분기 폴더블폰 시장점유율 64%(카운터포인트리서치, 출하량 기준)를 차지해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신제품 출시 효과로 9%에 불과했던 직전 분기 시장 구도를 뒤집은 것이지만,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2%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은 아쉬운 점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