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내년부터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의 글로벌 임상에 돌입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ADC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 내년 글로벌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체가 암세포만 찾아가 독성이 강한 약물(페이로드)을 투여하는 ADC는 ‘유도탄 항암제’로도 불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ADC 신약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23년 인투셀과 총 5종 ADC 신약을 공동개발한다는 공동연구개발을 맺은 바 있다. 지난 10월에는 중국의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와 공동연구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이번에 IND를 신청한 후보물질에는 인투셀과의 '넥사테칸' 계열 페이로드 'NxT3'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투셀의 '넥사테칸' 계열 페이로드는 기존 '데룩스테칸' 계열 페이로드 대비 약효가 약 2~3배 뛰어나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다만 해당 페이로드는 올해 특허 이슈에 휘말리며 본임상 진입이 불확실해졌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21일 해당 페이로드의 선행 특허 출원자인 중국의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와 페이로드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며 독점권을 획득했다. 이에 에피스가 내놓을 후보물질은 특허 문제에서 벗어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신약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모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분할 상장을 마무리 했다. 증권업계는 당시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기업가치가 고평가 됐으며, 향후 신약개발의 성과에 따라 기업가치가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직까지 신약 개발 분야에서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
실제로 재상장 된 첫날인 11월 24일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주당 가격은 61만1000원으로 시작했지만, 43만 85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시총 약 20조원이 증발하기도 했다. 이에 신약 성과를 선보이기 위해 서둘러 IND 신청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이번 IND를 시작으로 신약개발사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해나갈 전망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서울대, 프로티나와 함께 2027년까지 항체 신약 후보물질 10개를 개발하는 국책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설된 '에피스넥스랩'도 ADC와 '펩타이드 관련 요소기술' 플랫폼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