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글로벌 강자들을 물리치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잇달아 따내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다음 타깃은 내년 미국 뉴욕에서 발주하는 500량짜리 프로젝트입니다.”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사진)은 지난달 27일 호주 시드니 인근 캉기앙기 현대로템 전동차 유지보수 기지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출 덕분에 올해 철도 사업 매출은 1조90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사상 처음 2조원을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수출을 통해 지난해 1조495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4%를 차지한 철도 사업 비중을 ‘맏형’인 방위산업 부문(2조3652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는 “최근 10년 수주 실적으로 보면 현대로템은 호주 1위 열차 사업자로 올라섰다”며 “안전 최우선, 품질, 적기 납품으로 주정부와 두터운 신뢰를 쌓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 철도 부문은 2018~2020년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 사장이 취임한 2020년 이후 수출 호조에 힘입어 방산 부문과 함께 회사의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로템의 수주 잔액은 18조원에 이른다.
이 사장은 내년 주요 프로젝트로 미국 뉴욕의 전동차 입찰을 꼽았다. 뉴욕시 지하철 ‘디비전 1’의 노후 전동차 500량을 교체하는 사업이다. 입찰 규모만 수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장은 “뉴욕 교통국 기술진이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방문해 진행한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일본 가와사키·히타치, 프랑스 알스톰 등과 맞붙을 예정이다. 이 사장은 “현대로템의 양대 사업부인 방산과 철도 사업의 강점을 적절히 접목할 계획”이라며 “철도 사업의 무인시스템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방산에 적용하고, 방산의 자율주행 및 AI 로봇 기술을 철도에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