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 시상식 '2025 마마 어워즈'가 홍콩의 대형 화재 참사 희생자 및 유가족들을 애도하고 위로하는 분위기로 연출 방향을 대폭 수정하며 이틀에 걸친 현지 여정을 마무리했다. 첫째 날 그룹 블랙핑크 로제, 엔하이픈에 이어 둘째 날에는 스트레이 키즈, 지드래곤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29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2025 마마 어워즈(MAMA AWARDS)' 챕터2가 개최됐다. 전날 챕터1에 이은 2일 차 무대였다.
'2025 마마 어워즈' 대상은 총 4개로, 올해 최고의 노래·앨범·가수, 그리고 팬들의 선택으로 결정되는 본상의 20팀 중 1팀에 수여된다. 앞서 챕터1에서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로 '송 오브 더 이어'를, 엔하이픈이 '팬스 초이스 오브 더 이어'를 수상했다.
챕터2인 이날은 '앨범 오브 더 이어',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의 주인공이 공개됐다.
최고 앨범상인 '앨범 오브 더 이어'는 스트레이 키즈에게 돌아갔다. 수상자로 호명되자 스트레이 키즈 멤버들은 눈물을 흘렸다. 이들이 '마마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더 방찬은 "연습생 때부터 꿈꿔온 '마마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멤버들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서로 위로해 주고, 이해해 주면서 사랑하는 음악과 무대를 전 세계 많은 분과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승민은 "지금까지 저희가 걸어온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많은 갈림길이 있었고, 그 앞에서 무수하게 했던 선택과 고민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여덟 명이 함께할 수 있는 것 같다. 어깨에 서로의 꿈을 나란히 싣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다 멤버들 덕분이다. 그리고 힘껏 응원해 주신 스테이(공식 팬덤명)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의 영광은 지드래곤이 안았다. 지드래곤은 "너무 기쁜 날이기도 하지만, 슬픈 날이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며 "VIP 팬클럽 여러분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저희 그룹(빅뱅)이 20주년이 된다. 외롭지 않게 친구들이랑 또 파티하러 놀러 오고 싶다. 내년에 뵙겠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올해 '마마 어워즈'는 무려 7년 만에 홍콩에서 개최를 결정했다. 특히 올해 3월 개장해 최대 5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열려 더욱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홍콩에서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하며 개최 직전까지 제작진들의 고심이 컸다.
결국 '서포트 홍콩'이라는 메시지를 더해 '음악이 지닌 치유와 연대의 힘'을 전달한다는 의미로 연출 방향을 대폭 수정해 열렸다. 가수와 시상자 모두 무채색 의상을 입었고, 마이크 앞에 설 때마다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수상 소감을 말하는 목소리는 차분했고, 웃음기도 지웠다.
챕터2 시상식에는 홍콩 톱스타인 주윤발, 양자경의 출연이 예정돼 있었으나 양자경은 끝내 불참했다.
주윤발은 불참할 것이란 전망을 깨고 무대에 올랐다. 그는 "여러분께 작은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홍콩 화재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모두 일어나 묵념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장내가 암전되면서 주윤발과 관객들은 일제히 묵념하며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주윤발은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K팝 공연에는 팬들이 응원하는 아티스트의 특징에 맞춰 화려한 코스프레 의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된 상황에 걸맞게 팬들 역시 대부분 검은색, 흰색 의상을 입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자발적인, 그리고 조용한 그들만의 애도 동참이었다. 수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소란을 피우는 이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당초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사자보이즈의 무대를 실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재현할 예정이었으나, 이는 취소됐다. 저승사자를 모티브로 하는 사자보이즈의 콘셉트가 현재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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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폭죽 등의 효과도 사라졌다. 대신 조명과 영상으로 최대한 퍼포먼스 분위기를 살렸다. K팝 아티스트들은 화려함을 덜어낸 연출 속에서도 객석을 빼곡하게 채워준 팬들을 만족시키고자 혼신의 무대를 펼쳤다. 공연하는 모습에서는 전혀 부족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에스파, 올데이 프로젝트, 코르티스, 지드래곤, 아이딧, 이즈나, JO1, 킥플립, 쿄카, 라이즈,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제로베이스원이 이날 무대에 섰다.
진행자로는 배우 김혜수가 나섰다. 김혜수는 "너무 가슴 아픈 소식을 접해 마음이 무겁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큰 상처를 입고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분들께 진심을 담아 위로를 보낸다. 아직 우리에게 기적이 남아있길 간절히 바라본다"며 "음악이 지닌 치유와 연대의 힘을 믿고 슬픔을 나누고 위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시상식에는 알파드라이브원, 베이비몬스터, 보이넥스트도어, 범접, 엔하이픈, 하츠투하츠, 아이들, 아이브, 미야오, NCT 위시, 슈퍼주니어, 트레저, 투어스가 참여했다. 진행자는 박보검이었다.

◇ '2025 마마 어워즈(MAMA AWARDS)' 수상자 명단
△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지드래곤△ 앨범 오브 더 이어=스트레이 키즈
△ 팬스 초이스 오브 더 이어=엔하이픈
△ 송 오브 더 이어=로제·브루노 마스 '아파트'
△팬스 초이스=엔하이픈, 라이즈, 백현, 세븐틴, 진, 지드래곤, 제이홉, NCT 드림, 스트레이키즈, 제로베이스원, 베이비몬스터, 하츠투하츠, 에스파, 아이들, 아이린, 아이유, 아일릿, 있지, 르세라핌, 트와이스
△베스트 뉴 아티스트=코르티스, 하츠투하츠
△베스트 남자 그룹=세븐틴
△베스트 여자 그룹=에스파
△베스트 남자 가수=지드래곤
△베스트 여자 가수=로제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남자 솔로=지드래곤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여자 솔로=제니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남자 그룹=세븐틴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여자 그룹=에스파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솔로=로제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그룹=다비치
△베스트 밴드 퍼포먼스=데이식스
△베스트 랩&힙합 퍼포먼스=빅나티(서동현)
△베스트 컬래버레이션=로제·브루노 마스
△베스트 코레오그래피=에스파
△베스트 뮤직비디오=제니 '젠'
△베스트 OST='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
△인스파이어링 어치브먼트=슈퍼주니어
△글로벌 트렌드송=아이브 '레블 하트'
△페이보릿 여자 그룹=아이브
△페이보릿 남자 그룹=보이넥스트도어
△페이보릿 글로벌 아티스트=엔하이픈
△페이보릿 글로벌 퍼포머=아이브
△비자 슈퍼 스테이지 아티스트=투모로우바이투게더
△뮤직 비저너리 오브 더 이어=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페이보릿 라이징 아티스트=이즈나
△페이보릿 아시안 아티스트=JO1
△월드와이드 케이코너스 초이스=제로베이스원
△올리브영 영 K뷰티 아티스트=하츠투하츠
△브레이크스루 아티스트=올데이프로젝트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