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제품을 국내에서 단순 가공하거나 상표만 부착해 '국산'으로 판매하는 이른바 ‘택갈이’ 관행에 제동을 걸 법안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법안에는 중국산 표시가 있더라도 소비자가 국산으로 오인할 수 있는 경우 관련 기준을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대외무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다음달 발의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핵심 자원과 관련되거나 국내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수출·수입 물품을 대통령령으로 지정해 원산지를 판정하고 표시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원산지 정보를 소비자가 명확히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취지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단순 가공·라벨 교체 후 유통되는 중국산 태양광 인버터에 대해 보다 명확한 원산지 표시 의무가 부과된다. '중국산' 표시가 있는 경우에도 뒷면 아래에 작게 표시하는 등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사례가 다수라는 지적이다. 사실상 중국에서 만들어진 의류, 전자기기 등이 국산으로 둔갑되는 것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은 단순 가공 기준과 원산지 판정 절차를 대통령령으로 구체화하도록 해 현장에서의 혼선도 줄인다는 방침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산업부는 업종별 실태조사와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대상 품목을 지정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저가 제품의 ‘국산 둔갑’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왜곡이 해소되고, 국내 제품이 다시 해외로 수출되는 과정에서도 분쟁 소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역시 '택갈이' 문제를 실감하고 있어 자체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특히 태양광 인버터 문제는 에너지 안보의 핵심 중 하나로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 사안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구 의원은 “원산지 표시가 모호한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면서 국내 기업이 피해를 보고 소비자 신뢰도 저하되고 있다”며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명확한 원산지 판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