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SNS에 추수감사절을 축하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제3 세계로부터 미국 이민을 영구히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정무렵 잇달아 올린 여러 개의 SNS 포스팅을 통해 “제3세계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영구 중단하겠다”며, 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승인된 불법 입국을 전면 재검토하고 “미국에 순자산(net asset)이 되지 않는 외국인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 득이 되지 않으면' 제거"
트럼프 대통령은 "'졸린 조 바이든의 자동서명(Autopen)'을 받은 이를 포함해 모든 '바이든 불법 입국'을 끝낼 것"이라며 "미국에 득이 되지 않거나 우리 국가를 충분히 사랑하지 못하는 이는 제거할 것"이라고 했다. 또 "시민권이 없는 이들에 대한 연방 혜택 및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국내 질서를 훼손한('평온을 저해하는') 이민자의 시민권을 박탈하며, 서구 문명과 양립하지 못하며 안보 위험이 된 외국인을 추방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러한 조치를 “역(逆)이민(reverse migration)” 정책으로 규정하며, “불법·비호환적 인구를 대폭 축소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메시지 말미에는 “미국의 가치를 훼손하는 이들을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행복한 추수감사절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사실상 탈레반의 승리로 끝났을 때 카불에서 탈출하기 위해 미 공군 수송기에 약 600여명이 빽빽히 들어앉은 아프간 사람들의 사진을 올리며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끔찍한 공수 작전의 일부"라고 표현했다. 이어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아무런 검증이나 점검도 없이 우리 나라로 쏟아져 들어왔다. 우리는 이를 바로잡겠지만, 조 바이든과 그의 패거리들이 우리 나라에 저지른 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영구금지 어렵지만 제한은 가능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제3세계에서의 이민을 영구 금지'한다는 것은 법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특정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금지하는 것은 미국 이민·국적법(INA)에 규정된 의회의 입법사항이며, 행정명령만으로는 영구금지를 결정할 수 없다. 일부 적대국으로부터의 이민을 금지하는 것은 의회가 동의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제3세계'라는 광범위한 지역을 금지대상으로 만드는 것에 의회가 실제로 동의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또 기존 이민·국적법은 이미 미국에 살고 있는 가족이 초청하거나, 취업을 한 경우 해당 기업의 스폰서 제도를 통해 미국 이민을 신청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난민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제도도 제3세계로부터의 이민을 금지한다는 큰 주장과 상치한다.
현 이민·국적법이 특정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영구 금지한 선례도 없다. 현재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은 비자 요건이나 불법 체류 이력, 범죄 경력, 보조금 의존, 안보 우려 등 '개인'의 상황에 기반해 판단하게 되어 있다.
다만 대통령에게 국가안보, 외교, 공공안전 등의 사유가 있을 때는 특정 국가 국민들의 입국을 일시 및 조건부로 제한할 권한이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12개국((아프가니스탄, 버마, 차드, 콩고공화국, 적도기니, 에리트레아, 아이티,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에 대해서는 전면 입국 금지, 7개국(부룬디, 쿠바, 라오스, 시에라리온, 토고, 투르크메니스탄,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는 부분 제한을 명령하는 여행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민을 가능한 한 까다롭게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H-1B 비자에 했던 것처럼 비자 신청비용을 급격히 끌어올리거나, 국가 안보를 이유로 탈락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비슷한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