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삼중 규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로 묶이면서 수도권 주택 임대차 시장에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 등으로 아파트 거래가 위축돼 전세 등 임차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이른바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막히면서 전세 물건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전세난 우려 속에 일부 지역에서는 연말에 대단지 입주가 예정돼 수요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 43주째 상승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전보다 0.14% 상승했다. 43주 연속 오름세다. 올해 들어 누적 상승률은 2.92%에 이른다. 자치구별로 송파구 전셋값 누적 상승률이 8.0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강동구(6.94%) 영등포구(4.06%) 광진구(3.98%) 양천구(3.9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 규제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 오름세는 더 강해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분석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시행 후 새롭게 규제로 묶인 서울 21개 구와 경기 12곳의 아파트 전셋값은 한 달 만에 평균 2% 넘게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적용된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시행 전(9월 20일∼10월 19일)과 시행 후(10월 20일∼11월 19일) 비교 분석한 결과다.
수도권 주요 지역의 전세 물건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갭투자 등이 막힌 영향이다. 아파트 매매가도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임차인들은 계약 갱신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 '전세 잠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세 물건이 급감하자 월세 시장마저 불안해지고 있다. KB부동산의 11월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월세가격지수는 130.25를 기록해 통계 집계 이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양지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하고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는 정책이 이어지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1만2000여 가구 입주
전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연말 수도권에서 1만 가구를 웃도는 아파트가 집들이할 예정이어서 수요자 관심이 높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12월 수도권 입주 물량은 1만2467가구에 이른다. 지역별로 경기 6448가구, 서울 4229가구, 인천 1790가구 등이다.서울에서는 송파·강동·성동구 등에서 5개 단지가 입주한다. 송파구에서는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인근 '잠실르엘'과 함께 새로운 랜드마크 아파트로 주목받고 있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전용면적 59㎡ 전세 물건은 평균적으로 11억~12억원, 전용 84㎡는 14억~15억원 수준에 나와 있다.
강동구에서는 천호동 '더샵강동센트럴시티'(670가구)가 집들이한다. 지하철 5·8호선 환승역인 천호역과 5호선 강동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단지다.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2차'(528가구)도 입주민을 맞는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과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이 가깝다.
경기권에서는 광명 3585가구, 성남시 수정구 1317가구, 의정부시 832가구, 부천시 오정구 591가구 등 8개 단지가 입주한다. 광명1구역을 재개발한 '광명자이더샵포레나'(3585가구), 의정부시 '힐스테이트금오더퍼스트'(832가구), 성남시 수정구 '남위례역아테라'(615가구) 등이 집들이한다. 인천에서는 미추홀구 '주안센트럴파라곤'(1321가구)과 남동구 '인천시청역한신더휴'(469가구) 등이 입주민을 맞는다.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어서 전세난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데이터 업체 프롭티어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약 13만 가구에서 내년 8만3600가구로 35%가량 급감할 전망이다. 서울은 내년 1만6575가구, 2027년 1만5464가구로 올해(약 3만500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공급 감소가 본격화하고 전세 물량도 지속해서 줄면서 내년에는 집주인 우위 현상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