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타이포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 출신 멤버 우기가 속한 걸그룹 아이들이 2억원을 기부하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중국 포선재단(Fosun Foundation)은 28일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콩 타이포구 화재로 주민들에게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며 "그룹 아이들이 재단을 통해 100만 위안(약 2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해당 기부금이 피해 지역의 긴급 구호와 재건 지원에 쓰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랑이 전해지기를 바라며 피해 주민들의 평안을 기원한다"고 했다.
우기는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검은 배경과 함께 "모두가 평안하고 무사하길 바란다"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아이들뿐 아니라 가요계에서도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화재 진화와 구호 활동, 생활물자 지원을 위해 중국홍콩적십자사에 100만 홍콩달러(약 1억9000만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소속 보이그룹 라이즈는 25만 홍콩달러(약 5000만원), 걸그룹 에스파는 50만 홍콩달러(약 9000만원)를 각각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홍콩에서 큰 인명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K팝 시상식 '2025 마마 어워즈'는 28~29일 이틀간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예정대로 열린다. 아이들, 라이즈, 에스 역시 출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주최 측은 화재로 사상자가 급증하자 행사 개최 여부를 놓고 논의를 거듭한 끝에 불꽃 특수효과와 레드카펫 행사를 취소하고 본 행사는 진행하기로 했다.
주최 측은 "음악이 지닌 치유와 연대의 힘"을 강조하며, 화려한 연출보다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구성과 진행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26일 오후 2시 51분쯤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32층짜리 주거용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27일 오후 10시40분 현재 사망자가 7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소방관 1명과 인도네시아 국적 가사도우미 2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는 사고 당일 오전까지 44명으로 파악됐다가 오후 55명, 저녁에는 75명으로 늘어났다. 실종자가 많고 중상자도 적지 않아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화재는 홍콩이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됐다. 1948년 176명의 사망자를 낸 홍콩 창고 화재 이후 77년 만에 최대 인명 피해를 낳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