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부천시가 부천역 일대 ‘막장 유튜버’ 근절을 위해 강력 대응에 나선 뒤 현장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심야 소란과 폭력 신고가 급감했고 시민 안전 체감도도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부천시에 따르면 지난 25일 저녁, 부천역 피노키오 광장에서는 시민 40여 명이 ‘막장 유튜버 방송 STOP’ 어깨띠를 두르고 가두 캠페인을 벌였다. 지역 12개 단체가 구성한 ‘부천역 막장 유튜버 근절 시민대책위’는 지난달 17일 출범 이후 40일 넘게 매일 순찰을 이어가고 있다. 박경민 바르게살기운동부천시협의회장은 “시민의 힘으로 부천을 지킬 수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조용익 부천시장도 “여러분이 부천을 지키는 주인공”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광장 구조 바꾸고 시민 순찰 확대…“유튜버 발붙일 틈 없앴다”

부천시는 지난 9월 ‘부천역 이미지 개선 전담조직(TF)’을 꾸리고 13개 부서가 합동으로 대응에 나섰다. 광장 중앙 조형물을 철거하고 경계석 단차를 낮추는 등 유튜버가 장시간 머물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다. 역U자형·원형의자는 철거하고, 일자형 볼라드는 차량 진입 방지를 위해 설치했다. 광장 곳곳에는 ‘막장 유튜버 후원하는 당신, 당신도 막장’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어 경각심을 높였다.
시민대책위는 매일 오후 5시 순찰·캠페인을 진행하고, 시는 이들의 활동 거점으로 미디어안전센터를 마련했다. 상권 회복을 위해 통큰세일 행사에 피노키오 광장을 포함하고 생활문화 공연을 여는 등 지역 활력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부·국회·플랫폼사 동시 압박…“수익 차단이 근본 해결”
부천시는 불법 방송의 수익구조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영석·김기표 의원은 막장 유튜버 처벌을 강화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건태 의원도 현장을 방문해 입법 지원을 약속했다.조용익 시장은 “근본 해결을 위해선 정부·국회·구글 코리아가 함께 나서야 한다”며 “불법·유해 방송의 수익을 원천 차단하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는 연말까지 입법 촉구 서명운동을 벌이고 결과를 국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신고·민원 급감…“시민이 체감하는 변화 시작됐다”
강경 대응은 수치로도 나타났다. 막장 유튜버 관련 112 신고는 8월 둘째 주 141건에서 10월 말 37건으로 74% 줄었고, 국민신문고 민원도 9월 40건에서 10월 7건으로 82% 감소했다. 부천역 일대 소음·폭력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조용익 시장은 “시민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강력 대응을 멈추지 않겠다”며 “불법적이고 기행적인 방송 행위를 끝까지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부천=정진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