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의 의약품 도매업 겸영을 금지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닥터나우가 28일 국회의원 전원에게 직접 호소문을 보내 사실상 사업 중단 위기를 호소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법안을 일명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부르고 있다. 혁신 서비스의 성장을 막았던 ‘타다금지법’의 재판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제2의 타다금지 사태 막아달라"
국회 등에 따르면 닥터나우는 다음달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이날 22대 국회의원 298명 전원에게 호소문을 발송했다. 닥터나우는 서한에서 이번 개정안이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혁신 생태계 전체에 보내는 위험 신호”라며 “국민 편익을 위한 비대면진료 혁신이 기득권의 반대로 좌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웅 닥터나우 대표는 호소문에 “비대면 진료는 진료 이후 처방약 수령 단계에서 ‘약국 뺑뺑이’라는 대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재고를 확인하고 약을 수령하는 마지막 단계가 해결되지 않는 한 비대면진료는 반쪽 제도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나우는 비대면 진료 후 이용자가 약국 재고를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국 재고 연동 서비스’와 제휴 약국 연결 기능을 도입했고, 이를 위해 의약품 유통 자회사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약사단체는 이를 두고 “제약사 리베이트 통로”, “특정 약국 우선 노출”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우려가 이번 법안에 반영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오해와 왜곡이 법안 근거”… 닥터나우 반박
호소문에서 닥터나우는 이번 개정안이 ‘오해’를 근거로 하고 있다며 네 가지 쟁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특정 제약사의 리베이트 창구’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제약사는 지분 1주도 보유하지 않은 단순 LP일 뿐이며, 전체 투자액 대비 0.9% 규모의 간접투자일 뿐”이라고 했다. ‘의약품 패키지 구매 강제’ 논란에 대해선 “국정감사 직후 즉시 폐지했고 강제성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재고확실’ 표기 등 특정 약국 우대 논란은 “지도 기반 노출 구조여서 특정 약국 우대는 불가능하며, 환자가 ‘약국 10곳 전화 돌리기’ 불편을 줄이는 필수 기능”이라고 했다. ‘플랫폼이 의약기관·약국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주장에 대해 닥터나우는 “현재도 병원경영지원회사(MSO), 프랜차이즈 약국체인은 유통업을 겸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반론을 폈다.
닥터나우는 “법안의 근거가 된 의혹 대부분은 허위이거나 이미 시정된 사안”이라며 입법이 오해를 기초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벤처업계 “타다금지법 판박이… 비대면진료 후퇴 불가피”
벤처·스타트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특정 기업을 겨냥한 입법”이라는 점에서 2020년 모빌리티 혁신을 막았던 ‘타다금지법’과 매우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진료는 병·의원 접근성이 낮은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인데, 약국 재고 확인·약 수령을 돕는 기술이 입법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했다”며 “법이 통과되면 기술 기반 서비스는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 또한 국회에 “비대면의료 중개업자의 도매업 불허는 영업의 자유 침해 우려가 있어 사전 금지보다 사후 제재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닥터나우는 “힘 없는 신생 스타트업으로 정부·국회 논의 과정에서 의견 제출 기회조차 없었다”고 했다. 또 “재고 연동 기능은 특정 직역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 불편 해결을 위한 기술”이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비대면진료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섞인 ‘반쪽짜리 제도’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 대표는 “대한민국이 혁신의 싹을 자르는 나라가 아닌, 혁신을 포용하는 나라가 되도록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