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은행연합회의 지난달 은행별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 기준) 공시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신용점수 600점 이하 대출자의 금리는 연 5.48%로 751~800점(연 5.69%)보다 낮았다. 600점 이하는 9월보다 금리가 2.01%포인트 하락했다. iM뱅크(연 4.65%), SC제일은행(연 4.91%), 제주은행(연 5.95%), 부산은행(연 6.9%) 등도 600점 이하가 그보다 높은 등급보다 대출 금리가 낮았다.‘관치 금융’ 여파로 가계대출 금리가 뒤틀리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금리 인하를 최대한 자제하는 등 문턱을 높이고 있다. 반면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정책대출 신청이 꾸준히 들어와 저신용자 평균 금리는 낮게 형성되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공급이 급증한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연 3.65~3.95%다. 신용대출 역시 은행들의 포용 금융 확대로 새희망홀씨대출, 사잇돌대출 등 서민 상품의 금리가 낮아지는 추세다.
금융권에선 이 같은 ‘비정상적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은행들에 취약계층의 금리 부담을 줄일 것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어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현재 금융제도는 가난한 사람이 비싼 이자를 강요받는 금융 계급제”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그 후 햇살론 금리를 기존 연 15.9%에서 연 12.9%로 내리고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 배려자에게는 연 9.9%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했다.
은행 대출과 반대로 카드론은 금리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7개 전업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의 신용점수 900점 초과자 카드론 금리는 전달보다 0.53%포인트 하락했다. 800점 초과 900점 이하 고객의 금리도 0.8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금리는 0.06%포인트 올랐다. 재무구조 악화로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고신용자 위주로 영업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진성/장현주 기자 jskim102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