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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vs TPU 'AI 패권전쟁'…칩 제조 삼성·하이닉스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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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vs TPU 'AI 패권전쟁'…칩 제조 삼성·하이닉스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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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확대는 ‘탈(脫)엔비디아’를 향한 노골적이고 강력한 신호탄이다. 자체 인공지능(AI) 칩으로 추론에서만큼은 엔비디아를 꺾을 만한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지녔다고 판단해 아예 판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의 진격으로 다른 AI 빅테크들까지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앞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제조 공급망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추론 AI의 시간이 왔다”
    그간 구글은 엔비디아의 독점을 깨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언제까지 비싸고 전력이 많이 드는 엔비디아 칩에 의존해야 하는가’였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대규모 데이터 학습을 위한 ‘훈련’에 강하다. 그러나 학습된 AI 모델을 여러 갈래로 응용하는 추론에서는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저전력으로 정밀한 연산을 해야 하는 추론에서 활용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TPU는 AI 모델 구동에 특화된 반도체다. 범용 GPU에서 불필요한 것은 걷어내고, AI 연산을 위해 유닛(MAC) 10만 개 이상을 격자 구조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구글은 검색엔진·유튜브 등 1P(자체) 서비스에 TPU를 약 10년간 적용하며 칼을 갈았다. 2023년엔 5세대 TPU가 엔비디아 ‘A100’ 대비 비용 효율성이 2~4배 높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다만 구글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외부 고객엔 GPU를 제공해야 했다.


    구글이 ‘본색’을 드러낸 것은 올해부터다. 8월 미국에서 개최된 반도체 관련 학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출시한 7세대 칩은 5세대 제품보다 전력당 성능이 5배 이상 개선된 와트(W)당 29.3테라플롭스를 기록했다. 게다가 구글은 ‘알파칩’이라는 AI 소프트웨어로 TPU를 설계해 엔비디아보다 저렴한 칩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타가 구글 TPU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구글은 TPU의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한발 더 나아가 엔비디아가 점령하고 있는 피지컬 AI 시장에도 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난달 ‘코랄 NPU’라는 에지디바이스 AI용 저전력 가속기를 소개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젯슨 등으로 로봇 시장 GPU까지 점령한 엔비디아를 흔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 AI 칩 ‘춘추전국시대’
    구글이 ‘탈엔비디아’ 깃발을 본격적으로 든 것은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또 다른 AI 빅테크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사건이다. 이미 자체 AI 추론 칩을 개발하고 있던 메타, 아마존, 오픈AI 등은 연구개발(R&D) 속도를 더욱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업계에선 이 같은 경쟁이 AI 칩 수요를 폭발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전력을 덜 소모하면서 가격도 저렴한 AI 칩에 대한 희망이 생겨서다. 이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급망 이슈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서다. 칩 제조 공급망은 설계→칩 제조→후공정으로 이어진다. 지금까지는 칩 설계 단계에서 엔비디아가 독보적 위치를 점하면서 엔비디아 일변도의 공급망이 형성됐다.

    설계 회사가 늘어난다면 칩 제조 라인과 공급망이 분산돼 병목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현상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회사들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에서 세계 7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저전력 칩 수요가 폭발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뿐만 아니라 저전력(LPDDR) D램, 그래픽(GDDR) D램 등 다양한 범용 D램을 AI 칩에 도입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한국을 찾아 월 90만 개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논의한 것은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체 AI 칩을 설계한 빅테크들이 업계 2위인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테슬라에서 23조원 규모의 AI 칩 생산 수주를 따낸 것이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또 다른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원가 폭등이 2년 넘게 계속되면 고객사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한다”며 “구글 TPU의 부상은 AI 칩 시장이 설계 주도에서 제조 주도로 바뀔 수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강해령/강경주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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