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가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이 북한의 ‘서해 공무원 살해 사건’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군사기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로 관련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022년 최재해 당시 감사원장을 탄핵소추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며 제기한 의혹이다. TF는 또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사진)이 자신에게 반대하는 직원을 감찰하고, 인사평가 결과를 임의로 변경하는 등 권한을 남용했다며 공수처에 고발했다.감사원 운영 쇄신 TF는 26일 2차 중간발표를 통해 서해 공무원 살해 사건, 북한 최전방 감시초소(GP) 불능화 부실 검증 의혹 등의 감사 과정을 비롯해 내부 인사권·감찰권 남용 등을 점검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발족한 이 TF는 윤석열 정부 시절 이뤄진 감사의 적법성 등을 재점검하기 위해 구성됐다.
TF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서해에서 표류하다가 북한군에 살해된 사건에 대한 당시 대통령실 안보실 등의 대응을 감사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감사원이 2급 군사기밀을 누설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최 원장 탄핵 기각 때 “보도자료 중 청구인이 주장하는 부분이 군사기밀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TF는 최 전 원장과 유 전 총장, 과장과 선임감사관급 실무 직원 등 7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공수처가 최 전 원장과 유 전 총장을 수사 중인데도 공수처 수사 대상이 아닌 실무자와 함께 재차 고발했다. 이에 유 전 총장은 “해당 사실은 국방부의 국회 보고와 국회의원 발언 등으로 대부분 언론을 통해 공개돼 기밀성이 상실된 정보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TF는 ‘북한 GP 불능화 부실 검증 의혹’ 감사 보도 과정에서도 군사기밀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TF는 “지난 4월 말 비공식 보도자료 내용이 특정 언론에서 단독 보도되는 등 기밀 유출이 의심된다”고 했다.
TF는 유 전 총장이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과장급 직원을 표적 감찰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감사원장은 해당 과장 등 5명의 감찰 개시 및 인사 조처를 승인했으나, 비위를 확인하지 못한 채 사안이 종결됐다. TF는 유 전 총장이 직원들의 직무성적평가 때 법령과 내규를 위반했다는 점도 지적하며 그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일각에선 과도한 정치보복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된다. 감사 결과의 부당함이나 조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사항을 밝혀내지 못하고 당시 민주당과 시민단체 등이 주장한 절차상 위법 의혹과 내부 인사 잡음 등을 이유로 전 정부 감사에 참여한 직원들을 ‘찍어내기’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