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최근 주선을 마무리한 케이스퀘어 성수 오피스 개발사업은 그런 면에서 은행권에서 보기 드문 PF 정상화 사례로 꼽힌다. 경·공매 인수부터 사업 재편, 전략적 투자자(SI) 유치, 본 PF 재조달까지 전 과정을 묶어 정상화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자체 펀드 소진율 90% 육박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2000억원 규모 PF 안정화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1900억원을 우리은행이 투자했다. 자체 펀드 기준으로 현재까지 서울 경기 충북 등 5개 사업장에 1343억원 규모의 투자를 완료했다. 소진율로는 89.2%에 달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PF 시장에서 우리은행의 존재감은 약했다. 리스크를 우려해 굵직한 개발사업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탓이다. 하지만 2021년 게임사 크래프톤의 서울 성수동 본사 개발사업에 참여한 이후부터 달라졌다.
케이스퀘어 성수 오피스 개발사업은 이런 변화가 일회성이 아니라 전략적 전환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딜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내부적으로 경·공매 기반 PF 딜도 검토할 수 있도록 심사·리스크 관리 기준을 손봐 그동안 은행이 접근할 수 없었던 초기 부실 사업장까지 취급할 수 있는 것이 결정적이었다. 우리은행은 경·공매를 통해 해당 사업 부지를 채권 금액 대비 20~30%가량 저렴한 수준에 인수했다. 여기에 기존 대주단이 손실을 반영한 뒤 재참여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그룹 차원의 시너지도 있었다. 우리은행은 경·공매로 자산을 인수한 뒤 무신사를 전략적 출자자 겸 주요 임차인으로 유치하고, KCC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등 거래 전체를 주도했다. 우리자산운용은 펀드 운용을 맡았고, 우리투자증권 우리금융캐피탈 등 계열사는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생산적 금융에 기여”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부실 자산을 구조조정과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가치로 전환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은행이 가계대출 중심의 기존 영업에서 벗어나 실물 자산을 복원하고 산업 생태계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인정받고 있다. 이 사업의 수수료, 예상 매각차익 등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우리은행은 앞으로도 회복력이 높은 프로젝트를 선별해 리스크 관리와 개발금융 역량을 동시에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1·2호로 조성한 PF 안정화 펀드도 후속 펀드 조성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경·공매 기반 구조조정형 PF 모델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한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PF 시장의 연착륙과 생산적 금융 확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