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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금주 IWF 창립회장 " DEI는 기업의 생존 전략…위기 대응력 높이고 혁신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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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금주 IWF 창립회장 " DEI는 기업의 생존 전략…위기 대응력 높이고 혁신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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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ESG] 여성 리더 ?
    허금주 세계여성포럼한국지부(IWF Korea) 창립 회장





    “DEI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생존 전략이다.”

    허금주 사단법인 세계여성포럼한국지부(IWF Korea) 회장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DEI(다양성·형평성·포용)를 여성 인권이나 ‘착한 일’의 언어로만 이야기하면 기업에서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며 “DEI는
    철저히 기업의 생존 전략, 성장 전략의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DEI 개념을 국내 최초로 기업경영 언어로 끌어들인 인물로 평가받는 그는 교보생명에서 30여 년간 전략, 해외, 퇴직연금, 디지털 신사업을 두루 경험한 1세대 여성 임원이다. 1990년 교보생명에 입사한 그는 여성이 결혼하면 퇴사하는 것이 관행이던 시절에 결혼·출산 이후에도 회사를 떠나지 않았고, 1993년 여성 최초로 대리에서 과장·차장·부장·임원으로 승진하며 대기업 ‘금녀의 벽’을 뚫은 상징적 1세대 여성 리더로 꼽힌다.

    남성 중심이던 중국 금융시장에서 현지 법인 대표를 맡고, 퇴직연금 법인영업과 디지털 신사업처럼 리스크가 큰 영역에서도 성과를 내며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현재 ‘G20 엠파워와 IWF(International Women’s Forum)를 무대로 ESG·여성 리더십·글로벌 협력을 논의하는 국제 리더로 활동 중이며, 최근엔 30여 년 몸담았던 교보생명을 떠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허 회장은 “처음부터 모든 영역에서 ‘최초’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 이 상황에서 꼭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 먼저 묻는 습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멈추지 않고, 조직 전체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밀어붙이는 용기가 지금의 그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성과 남성을 지나치게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싶지 않다”는 전제 아래 그는 복합적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관계와 공동체를 중시하며, 미래세대에 대한 감수성을 갖춘 여성 리더의 특성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높은 시너지를 낸다고 봤다.


    DEI를 이야기할 때마다 허 회장이 가장 먼저 꺼내든 것은 ‘데이터’다. 국내외 여러 조사에서 조직 내 만족도가 가장 낮은 집단으로 반복 등장하는 여성과 청년이 사실은 기업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풀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DEI를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여성·청년·조직 내 소수자의 역량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키우고 의사결정 구조 안으로 끌어들이느냐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허 회장은 한국을 글로벌 지속가능성 담론의 중심과 더욱 촘촘히 연결하는 일을 자신의 ‘다음 챕터’로 삼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함께 지속가능성 이슈를 논의·연구·실행하는 국제 협력 포럼 구상, ESG·여성·재생에너지를 축으로 한국 기업의 글로벌 밸류업을 지원하는 한국형 ESG 사회 혁신 모델 설계 등이 향후 전략의 축이다 그는 이를 “개인의 성공이 아니라 한국이 글로벌 지속가능성 논의의 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을 허브로 IWF의 베트남·일본 네트워크 확장도 본격적인 지원을 시작했다.


    허 회장은 “여성과 청년, 기업과 정부,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허 회장과의 일문일답.

    - ESG 리더십의 핵심 가치는 무엇이라고 보나.

    “ESG를 규제가 아니라 기업이 ‘장기적 가치를 설계하는 프레임워크’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보의 투명한 공개, 기업활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책임, 이익·사람·지구의 균형을 함께 보는 장기 관점을 갖춘 기업이 진정한 의미의 ESG 기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거버넌스(G)를 ESG의 출발점으로 본다. 윤리적 경영, 정확한 공시,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이 투자자·직원·지역사회와의 신뢰를 만들어낸다고 믿는다.
    사회(S)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 중심의 책임, 공정한 기회 접근성, 심리적 안정감을 핵심으로 본다. 환경(E)에 대해서는 ‘환경 비용을 기회로 전환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해왔다. 단순한 탄소배출 감축을 넘어 디지털 기반 효율화, 친환경 상품·서비스 개발, 기후 리스크 평가, 그린 투자를 비즈니스모델에 녹여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DEI를 ‘기업의 생존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어떤 경험에서 나온 결론인지 궁금하다.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를 오랜 시간 들여다보면서 공통된 패턴을 하나 발견했다. 급격한 변화에 잘 적응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잡은 조직일수록 의사결정 테이블에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는 점이다. 단기적으로만 보면 비슷한 사람끼리 모인 조직이 더 편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 성과 데이터를 보면 다양성과 포용성이 높은 조직이 위기 대응력과 혁신 속도에서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DEI를 더 이상 ‘좋은 일’의 언어로 설명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DEI를 생존과 성장 전략 언어로 재정의해 경영진과 이야기를 해왔다.”

    - 조직 안에서 DEI를 설계하고 실행할 때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무엇인가.
    “나는 늘 같은 질문을 했다. ‘우리 조직에서 목소리가 가장 잘 들리지 않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게 여성일 때도, 청년·기술직·장애인·성소수자일 때도 있다. 그다음 질문은 ‘이 사람들이 실제로 의사결정 과정에 들어올 수 있는 구조인가’였다. 단순히 교육이나 캠페인을 하는 것만으로는 변화가 오래가지 않는다. 채용, 승진, 평가, 보상, 리더십 파이프라인에 DEI 관점이 반영돼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설계할 때도 각 조직에 ‘마이너리티’를 어떻게 정의할지 먼저 정하고, 그 집단이 실제로 성장 경로를 가질 수 있는지 하나씩 점검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 여러 ‘최초’ 타이틀을 얻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부딪힌 장벽은 무엇이었나.
    “회사에서는 나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지만 중국 금융시장에 여성 대표로 나갈 때도, 퇴직연금이나 디지털 신사업처럼 리스크가 큰 영역을 담당할 때도 ‘여성이 맡지 않았던 분야이고 여성은 파트너십을 주도하지 못한다’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이 선택이 비즈니스 전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성과로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또한 성공 사례를 빨리 만들어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 오랜 시간 멘토링을 해오셨는데, 기억에 가장 남는 순간이 있다면.
    “IWF 펠로 프로그램에서 만난 젊은 여성 리더들의 성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는 ‘제가 과연 글로벌 무대에서 버틸 수 있을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묻던 사람들이 몇 년 뒤 같은 자리에서 후배들을 멘토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멘토링의 본질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금 확인했다. ‘왜 그 길을 가고 싶은지’, ‘내가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함께 묻고 관점을 넓혀주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자기 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 여성 리더로서 ESG를 실천할 때 느낀 특별한 역할이나 강점은 무엇인가.
    “여성과 남성의 리더십을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만난 많은 여성 리더에게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복합적 이해관계를 조화롭게 조정하는 능력이다.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서로 다른 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에 ‘균형 감각’과 ‘장기적 관점’이 특히 중요하다. 여성 리더들은 관계 중심적 사고, 공동체에 대한 감각, 미래세대에 대한 감수성,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식 등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ESG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여성 리더십의 섬세함과 통합력이 큰 시너지를 낸다고 믿는다.”

    - 현재 새로운 글로벌 네트워크를 준비중인데, 도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세계적 기술을 갖췄음에도 국내시장에 머무는 기업을 많이 봐왔다. 기술력만 보면 충분히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수 있지만 네트워크와 자본, 거버넌스가 받쳐주지 않아 성장 속도가 제한된 기업이었다. 그래서 ESG, 여성, 재생에너지라는 세 축에 공감하면서도 글로벌 밸류업에 대한 의지와 잠재력을 지닌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연결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와 인재, 비즈니스모델, 거버넌스까지 함께 설계해주는 성‘ 장 파트너’ 역할을 하는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준비해왔다. 그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숨은 강점을 다시 보게 되어 도전을 결심했다”

    - 강조한 ‘연결의 리더십’을 실제로 어떻게 실천했는지.
    “한 축에서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함께 지속가능성을 논의하는 국제 협력 플랫폼을 구상해왔다. 이를 통해 정책, 비즈니스, 시민사회가 한 테이블에 앉아 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 다른 축에서는 한국의 중견·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해외 파트너와의 브리지를 설계하는 일을 계속해왔다. 개인적으로는 여성과 청년 리더들을 G20 엠파워, IWF 같은 글로벌 무대와 연결하면서 ‘한국에서 자란 리더도 충분히 세계에서 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더 많이 만들고 싶었다. 이런 시도가 계속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한국이 글로벌 지속가능성 논의의 ‘주변’이 아닌 ‘중심’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 본인이 생각하는 리더십의 핵심은 무엇인가.
    “데이터에 근거한 명징한 논리, 그동안 쌓아온 신뢰 자본, 개방적 소통과 이해관계자 참여를 통해 돌파구를 만들어왔다. 데이터에 기반한 설명으로 신뢰를 구축하고, 일관된 메시지와 행동으로 추진력을 발휘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구성원 모두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리더십이다”

    - 마지막으로, 차세대 여성과 청년 리더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G20에서 논의할 때도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로 자주 언급된 것이 ‘Self-imposed limitation’, 즉 스스로에게 씌운 한계였다. 나 역시 커리어 초기에 ‘여기까지가 내가 갈 수 있는 최선이겠지’라고 스스로 선을 긋던 순간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한 발만 더 내디디면 그 경계가 생각보다 훨씬 얇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다음 세대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먼저 스스로에게 거는 한계를 의심해보라’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벽을 조금 더 가볍게 넘어갈 수 있도록 기성세대로서 감수해야 할 리스크는 기꺼이 감당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식의 연대라고 믿는다.”

    이미경 한경ESG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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