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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 세원 관리 강화의 흐름과 새로운 제도의 도입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과세당국은 역외탈세 방지와 투명한 세원 확보를 위해 제도적 장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습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해외현지법인 및 해외부동산 자료제출의무 등 그물망은 점차 촘촘해져 왔습니다. 한편, 종전까지 해외신탁은 과세당국이 관련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미국, 캐나다, EU 등 도입 사례에 따라 우리나라도 2023년 12월 31일 해외신탁에 대한 신고의무 규정이 신설되었고, 동 규정이 2025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무엇이 달라지나? 새로운 신고의무의 핵심
2025년 1월 1일부터 해외신탁을 설정하거나 해외신탁에 재산을 이전하는 국내 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은 소득세법상 과세기간 또는 법인세법상 사업연도 종료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해외신탁명세를 제출해야 합니다. 개인 납세자의 경우 2025년 귀속분에 대해 2026년 6월 30일까지 첫 신고를 마쳐야 합니다.관련 시행규칙에서 정한 해외신탁명세서 서식에 따르면, 신고해야 할 내용은 신탁 소재국가, 신탁 계약기간, 신탁 관련자(위탁자, 수탁자 및 수익자) 정보, 신탁재산의 종류, 신탁재산가액 등으로서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이때 신탁재산가액은 시가에 따르고, 해외신탁재산의 종류에 따라 시가 산정 방법이 달리 규정되어 있습니다. 현금ㆍ상장주식 등은 시가기준일의 가격을 시가로 하지만, 가상자산 등 다른 자산은 어떤 시장에서 거래되는지 여부, 시가 산정이 가능한지 여부 등을 따져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 ? ‘실질적 지배ㆍ통제권’
가장 관심이 있으실 대목은 ‘나에게 신고의무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새로 시행되는 해외신탁 자료제출의무는 단순히 2025년 이후에 신탁을 새로 설정하는 경우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고의무 발생 여부를 주의깊게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령은, 2025년 1월 1일 이후에 해외신탁 설정 행위 또는 재산을 해외신탁에 이전하는 행위가 있었던 경우뿐만 아니라, 위탁자가 2025년 1월 1일 이후에 신탁재산을 '실질적으로 지배·통제'하는 경우에도 자료제출의무를 부과합니다.
예를 들어, 2025년 1월 1일 이전에 설정된 해외신탁이더라도 계속 유지되고 있고, 위탁자가 해당 신탁재산을 실질적으로 지배·통제하는 경우에는 자료제출의무가 인정됩니다. 이때 ‘지배·통제’란 위탁자가 ① 신탁계약 해지권, ② 수익자 지정ㆍ변경권 또는 ③ 신탁 종료 후 잔여재산 귀속권을 보유하는 경우 등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위탁자설정신탁(Grantor Trust)의 경우 대부분 여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2025년 이전에 설정된 신탁이라도 본인이 2025년 이후까지 통제권을 갖고 있다면 신고 대상이 됨을 명심해야 합니다.

불이행 시의 리스크와 해외 자산 보유 구조 점검의 필요성
해외신탁 자료제출의무는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와 같이 해외자산에 관한 납세협력의무일 뿐, 그 자체가 직접적인 납세의무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대상자가 해외신탁명세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할 경우 신탁재산 가액의 10%(최대 1억 원)에 해당하는 과태료가 부과될 뿐만 아니라, 과세당국은 미신고자·허위신고자에 대해 과거 10년 이내에 설정된 해외신탁 취득 자금에 대해 소명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한 과태료 처분을 넘어 세무조사에 준하는 강도 높은 검증을 받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해외신탁을 활용하여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경우에는 2026년 상반기까지 기존 자산 보유·관리 구조를 점검하고 관련 의무를 누락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