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 환전 오전 9시 몰려 ‘오버슈팅’
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재부와 한은, 금융감독원 등 외환당국은 지난 21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외환시장협의회 소속 9개 증권사 외환 담당자와 비공개회의를 열었다. 통상 환율 변동성이 클 때는 시중은행과 수출기업, 국민연금 등 외환시장의 ‘큰손’과 만나는 경우가 있지만, 증권사를 만나 협조를 구하는 사례는 드물었다.외환당국은 회의에서 증권사들의 환전 방식에 관해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1일까지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순매수액은 292억1944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105억4500만달러)의 세 배에 육박한 규모다.
증권사들은 이렇게 폭증한 해외주식 결제를 위해 통합증거금 시스템을 쓰고 있다. 원화를 증거금으로 해외주식을 거래하고 필요한 금액만큼 자동 환전해 주식매매 대금을 지급하는 서비스다. 증권사들은 하루 동안 고객이 사고판 외환 거래를 밤사이에 통합해 필요한 외화를 시장에서 사들인다. 예컨대 A고객이 해외주식 1000달러를 팔고, B고객이 300달러를 샀다면 실제로는 차액 700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조달하면 된다.
문제는 증권사들이 달러 부족분을 이튿날 오전 9시 서울 외환시장이 열린 직후 집중적으로 사들인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의 달러 환전 수요가 오전 9시~9시30분에 몰리면서 장 초반 환율이 ‘오버슈팅’(단기 급등)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구 부총리 26일 외환시장 관련 간담회
당국은 이 같은 쏠림을 분산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하루 평균환율(MAR) 기준으로 달러를 환전하거나 실시간으로 환전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주문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난색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환전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회의를 했다”며 “투자자를 보호하는 한편 외환 거래 과정을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 모색했다”고 말했다.이 같은 노력에도 환율이 잡히지 않자 외환당국은 연일 시장에 구두 메시지를 내고 있다. 26일에도 구 부총리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기재부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구 부총리가 26일 오전 10시부터 외환시장 등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 부총리는 지난 19일에도 간담회를 열어 “주요 외환 수급 주체와 협의해 환율에 과도한 불확실성이나 불안정성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강진규 기자 lovepe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