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3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차를 맞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도부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최고위원 상당수가 시·도지사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사퇴 규모에 따라 현 지도부 구성이 크게 바뀔 수 있어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를 포함한 총 9명의 지도부 가운데 선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사는 최대 6명에 달한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최고위원 과반(5명 이상)이 궐위될 경우 당은 비상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하고, 비상대책위로 전환되면서 현 지도부는 즉각 해산된다. 만약 후보군으로 모두 거론되는 이들이 모두 출마를 결단한다면 민주당 지도부 대폭 교체가 불가피하다.
출마하려는 이들이 당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사퇴 데드라인은 다음 달 3일이다. 시·도지사 선거에 나서려는 선출직 최고위원은 선거 6개월 전까지 당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잠재적 출마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현희 수석 최고위원(서울시장 거론), 한준호·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경기지사 거론), 황명선 최고위원(충남지사 거론), 서삼석 최고위원(전남지사 거론) 등이다.
개별 최고위원들은 공개적으로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 전현희 수석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 "고민의 막바지에 왔다"며 "이번 주 내로는 결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준호 최고위원 역시 "(지선 출마를) 고민하면서 최고위원직을 계속 유지하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해 다음 주쯤 거취를 표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사실상 사퇴를 예고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실제로 이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 지지율이 견고한 상황에서 출마를 위해 당 지도부가 붕괴하는 일을 방관하기보다는, 당내에서 누구든 적극적으로 교통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출마 희망자들 조율에 나서야 할 정청래 대표가 리더십 시험대에 서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고위원들의 지방선거 출마 움직임과 관련해 "지도부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내부 조율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비대위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는 현재 상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당 지도부가 내란 재판과 관련해 국민들을 안심시켜드리는 것에 역량을 총집중해야 하는데, 지도부 일부 의원님들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들려오고 있어서 그 역량이 분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사퇴 인원이 과반에 미치지 않을 경우, 비대위 전환 대신 보궐선거를 통한 최고위원 보강 절차가 진행된다. 민주당 당헌 25조 3항은 선출직 최고위원이 궐위할 때 잔여 임기가 8개월 이상 남아 있으면 2개월 이내에 중앙위원 50%, 권리당원 50% 투표로 후임을 선출하도록 규정한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당에서 특별히 논의하는 것은 없고, 당 대표께 사퇴 사유를 적은 사직서를 내면 사퇴하는 것"이라며 "사퇴일 기준 잔여 임기가 8개월 이상 남아 있으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지금 사퇴 시한이 12월 3일 24시로 돼 있어 보궐선거 대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