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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 인수전에 배제된 연기금…"호주 랜드리스 ‘펀드런’ 남의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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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 인수전에 배제된 연기금…"호주 랜드리스 ‘펀드런’ 남의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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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11월 25일 15: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독립계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 매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지분 최대 98%가 거래 대상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전면 매각’ 구도가 형성됐고, 후보자들은 1조원 안팎의 금액을 써내며 인수 경쟁이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작 핵심 출자자(LP)인 연기금·공제회는 논의 과정에서 배제된 채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LP 이탈 가능성 등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주관하는 이지스자산운용 본입찰에 한화생명·흥국생명·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 등 세 곳이 참여했다. 한화생명과 힐하우스는 약 1조원을, 흥국생명은 8000억~9000억원 수준의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도측은 이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약 60조원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한 국내 최대 부동산 전문 운용사다. 업계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해외보다 국내 자산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여파로 일부 해외 부동산의 손실이 이미 현실화됐거나, 앞으로 손실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약 16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자산이 이지스자산운용 기업가치의 실질적 기반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국내 자산 상당 부분이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연기금 자금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평가에 무게를 싣는다. 국민연금의 투자 잔액만 8조원이 넘는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에서는 인수 후보가 정해지는 단계부터 주요 LP들과 접촉해 지배구조 변화가 미칠 영향을 확인하는 절차가 통상적이지만, 이번 딜에서는 해당 과정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과정 전반에서 연기금과 공제회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매각 구조를 비롯해 우발채무 처리 방식, 특정 자회사의 분리 여부 등 핵심 사안조차 사전 공유받지 못한 것이다. 한 연기금 고위 관계자는 "매각 과정에 대해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부재가 중장기적으로 운용사와 LP 간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호주의 글로벌 부동산 운용·개발사 렌드리스는 북미·유럽 사업 재편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을 내며 기관투자가 불신을 키운 바 있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가 경영진 교체와 비핵심 사업 매각을 요구하면서 지배구조 불안까지 겹치자 일부 연기금이 투자 비중 조정이나 회수를 검토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번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서도 지배구조가 급격히 변하는 과정에서 LP와의 소통이 충분치 않을 경우, 렌드리스 사례처럼 투자 이탈과 구조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향후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지면 매각 측과 인수 후보 간 세부 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발채무 정리 방식, 개발·밸류애드 부문의 유지 여부, 핵심 인력 보존 장치 등은 향후 LP 요구와 맞물려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한 국내 자산의 절반 이상이 연기금·공제회 출자 비중이라는 점에서 연기금·공제회가 어떤 조건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최종 인수 가격과 거래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번 인수전을 놓고 단순 몸값 경쟁이 아닌 지배구조 변화가 자산운용사의 장기적 운용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LP 기반의 신뢰가 흔들릴 경우 대형 운용사라도 랜드리스 사태처럼 한순간에 도산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LP의 참여와 소통이 복원되지 않는다면 거래 종결 이후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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