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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피싱피해 1조시대…80%가 '기관사칭', 10년새 15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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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피싱피해 1조시대…80%가 '기관사칭', 10년새 15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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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최모씨는 신용카드 배송원으로부터 "발급 신청한 삼성카드가 오늘 배송된다"는 전화를 받았다. 새로운 신용카드를 발급한 적이 없었던 최씨는 전화를 끊으려 했지만, 상대방이 주소와 나이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언급하자 헷갈리기 시작했다.

    이어 상대방은 "고객님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으니, '삼성카드 지원센터'에 연락해보라"며 1660-○○○○의 번호로 연락할 것을 유도했다. 배송원과의 전화를 끊고 연이어 연락이 된 상담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카드 정보가 유출됐다"며 원격제어 애플리케이션(앱)인 '애니데스크' 설치를 요구했다. 앱을 설치했다면 휴대폰의 모든 정보가 유출될 뻔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같이 있던 딸이 카드사 공식 고객센터에 이중으로 확인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처럼 신용카드 배송원과 지원센터 상담원이 팀을 이뤄 속이려 든 보이스피싱 수법에 최씨는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큰일이 난 것 같았다"며 "범죄자들이 오히려 너무 당당하게 나오니 사기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1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경찰·검찰·카드사·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사칭하는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이 전체 피해액의 7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형의 피해 규모가 최근 10년간 15배 넘게 폭증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역대 최대 피해액 견인한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24일 경찰청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집계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566억원으로, 연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가 두달가량 남은 만큼 피해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으로는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수가 8186억원,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이 각각 2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피해의 77%에 해당하는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범죄는 2016년 541억원에서 올해 8186억원으로 피해액 기준으로 10년 새 15배 이상 폭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021년 3만982건에서 올해 1만9972건으로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평균 피해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2021년 건당 평균 피해액은 2498만원이었으나 올해는 529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정교한 수법에 탈탈 털린다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은 공공기관뿐 아니라 카드사, 택배사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기업까지 사칭해 피해자를 속이는 고도화된 수법이 특징이다. 범죄 조직은 사용자의 휴대전화에 ‘애니데스크’ 등의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게 만든 뒤 해당 기기를 조종해 금융 거래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탈취한다. 이후 계좌이체는 물론 카드 결제, 금 실물 구매까지 시도한다. 건당 피해액이 늘어난 배경에도 이러한 '탈탈 털기식' 범행 수법이 있다는 진단이다.

    전국적으로도 카드 배송이나 금융사 계정 정지 등을 사칭한 문자와 전화로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월 경북 경산에서도 보이스피싱 조직이 새 카드 발급을 빌미로 60대 여성의 휴대폰에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게끔 유인한 뒤 1억4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다. 원격제어 앱으로 계좌에 든 돈을 확인한 일당은 이를 금으로 바꿔 가져오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30년까지 피해액 절반 줄이겠다"
    다만 최근 들어 피해 규모가 다소 줄어드는 조짐도 보인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월부터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을 본격 가동했다. 통합대응단은 경찰청을 비롯해 금융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전문 인력 139명이 근무하는 피싱 대응 기구다. 이들은 신고·제보를 통해 계좌 지급정지, 소액결제 차단, 악성 삭제 등 피해 예방 조치를 한다.



    대응 강화 덕분에 10월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1226건으로 직전달(1981건) 대비 38%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 영향을 고려했을 때 피싱 피해가 뚜렷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일부 개선 효과는 있었다는 평가다.

    경찰은 이날부터 보이스피싱 등에 악용된 전화번호를 신속 차단하는 ‘10분 긴급차단’ 제도도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삼성전자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기존 2일가량 걸리던 이용중지 조치를 10분 수준으로 단축한 것이 골자다.


    박 본부장은 이날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현재보다 피해액이 절반 정도로 줄어드는 5개년 계획을 세웠다”며 “범행 수법의 진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리/류병화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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