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솟는 환율로 명품백 등 사치품 구매 시, 면세점과 해외보다 국내 백화점이 이득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장우는 지난 18일 공개된 동료 연예인 함은정의 유튜브 채널에서 "함은정의 추천을 받고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 샤넬 가방을 샀다"며 "샤넬을 처음으로 사서 그대로 가져왔더니 인천공항에서 노란색 자물쇠가 잠겨있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진 신고를 하지 않아 세금을 냈고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비싸게 샀다"고 말했다.
이장우 외에도 최근 해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더 이상 해외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게 가격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는 등 연일 환율이 상승하면서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 세금까지 고려하면 한국 백화점이 가장 저렴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특히 고가의 명품 브랜드의 경우 관세 부담이 커지는 만큼 더욱 가격 효과가 없다는 평가다. 샤넬, 루이비통, 디올, 에르메스 등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의 경우 1000만 원을 넘기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전문가들은 5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귀국 시 붙는 세금 때문에 한국에서 사는 게 오히려 더 저렴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해외 여행을 앞두고 "쇼핑을 현지에서 할지, 면세점에서 할지 고민이다"는 여행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에는 "한국 백화점이 가장 저렴하다"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제품을 구입하는 게 아니라면, 한국 백화점에서 사는 게 가장 편리하고 저렴하다"는 조언이다.
해외 구매 후 '신고하지 않고 캐리어에 넣어 입국하면 세금을 아예 안 낼 수 있겠지' 생각하기 쉽지만, 여행을 자주 가거나 해외 결제액이 많은 여행자는 무조건 조사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면세 한도인 800달러를 넘는 해외 카드 사용 내역은 관세청에 이미 실시간 통보가 돼 있기 때문에 자진 신고를 해서 세관 공무원의 도움을 받아 계산을 받고 세금을 납부하는 편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면세점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루이비통 카퓌신 핸드백 미디엄 사이즈는 국내 백화점 판매가가 990만 원이지만, 면세점에서는 동일 제품이 7500달러였다. 환율을 고려하면 100만 원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디올의 카로백 미디엄 사이즈 역시 백화점 판매 가격은 590만 원이지만, 면세점에서는 4200달러로 3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여기에 면세 한도 800달러를 넘는 제품의 경우 세금이 추가로 부가되면 가격 격차는 더 커진다. 샤넬 클래식 플랩 미디엄 사이즈는 백화점 판매가는 1666만 원, 면세점은 1만1350달러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관세청 '여행자 휴대품 예상 세액 조회 시스템'에 따른 예상 세액만 682만350원으로, 총금액은 백화점보다 41%가량 비싸진다.
면세점들은 할인과 쿠폰 발급, 환율 보상 프로모션, 포인트 지급 등 다양한 혜택을 강화하고 있으나, 가격 경쟁력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