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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환율 10% 뛰면 美공장 투자비 兆단위로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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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환율 10% 뛰면 美공장 투자비 兆단위로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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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고 있는 대기업 A사는 최근 최고경영자(CEO)와 전략, 재무, 생산 담당 임원이 참석한 시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최근 5개월간 원·달러 환율이 9.2%(6월 말 1350원→지난 21일 1475원) 뛴 탓에 달러로 지급하는 현지 투자비와 인건비, 원재료비가 그만큼 불어나서다. 수출로 벌어들이는 원화 환산 수익도 늘어나기 때문에 손해를 본 건 아니지만 고환율이 지속되면 급격하게 늘어날 해외 공장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수출 대기업에 호재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 통화로 판매하는 기업이 늘어난 데다 환헤지를 통해 리스크를 미리 털어내는 것도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해외 대규모 투자에 나선 기업과 장비 및 원료 수입이 많은 대기업은 오히려 고환율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 美 공장 짓는 韓 기업들 부담 커져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은 전체 생산능력 579GWh의 6.4%인 37GWh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542GWh는 해외에서 만든다. 이 중 3분의 1(185GWh)이 미국 몫이다.


    문제는 배터리 3사 모두 미국에 공장을 짓는 데서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9월 미시간과 애리조나 등지에 공장을 짓는 데 7조9545억원을 투자했다. 인디애나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삼성SDI는 같은 기간 2조3421억원을 투자했고 SK온은 테네시와 조지아 등지에 1조8878억원의 설비투자를 했다. 대다수 투자금은 미국에서 배터리를 판매해 거둬들인 달러로 충당하지만 부족한 자금은 ‘달러 빚’으로 댄다. 환율이 10% 뛰면 배터리 3사의 올해 원화 환산 투자금이 1조원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헤지를 한 덕분에 환율이 올라도 당장 타격은 없다”면서도 “환율이 계속 상승하면 헤지비용이 늘어나면서 미국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현지 인건비·원자재비도 올라
    고환율은 반도체업계에도 일부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등지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전자는 고환율 탓에 더 높아진 현지 인건비가 골칫거리다. 미국 구직플랫폼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오스틴 공장 생산직 연봉은 많게는 21만5825달러(약 3억1600만원)에 달한다. 한국 근로자들과의 원화 환산 임금 격차가 벌어지면서 국내 생산직 인력 관리 부담이 더 커졌다.


    SK하이닉스도 2028년까지 인디애나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6854억원)를 투입해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값비싼 반도체 장비의 감가상각을 줄이려면 공장을 24시간 돌려야 하는데 미국에선 3교대 근무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부품 구입 비용도 늘어난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대표적 사례다. 삼성전자는 미국 퀄컴 등에서 AP를 구매하는 데 지난해 10조9326억원을 썼다. 환율이 10% 오르면 1조원이 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분석보고서를 통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은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영업이익률이 0.29%포인트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환율 상승은 완성차업체에는 호재다. 국내 협력사에서 원화로 부품을 구입한 뒤 해외에서 달러로 판매대금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순외화수지(외화수입-외화지출)는 각각 360억달러(약 52조원)와 270억달러(약 39조원)에 달했다. 이 기준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 상승(14원)하면 현대차 영업이익은 2830억원, 기아는 212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원/박의명/양길성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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