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시장 당선인 조란 맘다니의 성공을 기대하며 “맘다니가 운영하는 뉴욕에 산다면 매우 편안하게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뉴욕시에 대한 연방정부 자금 지원을 끊을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를 돕고 싶다. 해치고 싶지 않다”며 “나는 뉴욕시가 위대해지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차례에 걸쳐 두 사람이 생활비·물가 문제에서 정치적으로 유사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번 회동은 그동안 서로의 정치 노선을 두고 공개적으로 충돌해온 두 인물이 처음으로 직접 만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한 자리였다. 회담은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시의 향후 행정 방향은 물론,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양측 정당의 정치적 이해관계 측면에서도 높은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민주적 사회주의자이자 진보 공약으로 당선된 맘다니를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하며, 뉴욕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공화당은 맘다니를 전국적 무대에서 민주당 정책 비판의 상징으로 삼으려는 전략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날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독재자”라고 불렀던 맘다니의 과거 발언에 대해 “그렇게 모욕적인 말은 아니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두 사람은 회담의 대부분을 “임대료·식료품·공과금 등 생활비 문제에 대한 논의에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부분에서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민 문제에 대해서도 “맘다니는 안전한 뉴욕을 원한다”며 “이 문제에서도 우리가 잘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거의 의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맘다니 당선인은 이번 회동을 위해 먼저 백악관에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통령에게 뉴욕의 생활비 문제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맘다니는 11월 시장 선거에서 △110만 가구 이상 안정임대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 △법인·부유층 증세를 통한 보편적 보육 및 무료 버스 확대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또한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이민자 법률지원에 1억6500만달러 투입 등, 이른바 ‘트럼프의 영향으로부터 뉴욕을 지키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회동 후 “대통령과의 논의는 일관되게 뉴욕 5개 자치구와 뉴요커들이 실제로 살 수 있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맘다니 당선인이 향후 백악관과의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취임 초기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위협대로 연방 자금을 끊을 경우, 뉴욕시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뉴욕시는 2025 회계연도에 약 100억 달러(전체 운영예산의 8.3%)에 달하는 연방 자금을 받았으며, 이는 교육·주거·사회복지 등 저소득층 관련 프로그램에 폭넓게 사용됐다.
지원 중단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