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0일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공동 언론발표문을 통해 “평화·번영 그리고 문화 융성을 위해 공동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韓, 가장 신뢰할 만한 파트너”
이 대통령은 이집트 공식 방문 이틀째인 이날 수도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시시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111분 간의 정상회담 직후 내놓은 공동 언론발표문에서 “미래 세대 발전을 위한 협력 기반을 더 공고히 하면서 문화 강국으로 외견을 넓히고 한반도와 중동 평화를 위한 연대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이집트 정상회담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양국 정상은 자유무역협정(FTA)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CEPA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CEPA 협상이 조속히 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3년 전 정상회담 당시 FTA 체결을 위한 공동연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CEPA 형태로 전환해 추진하는 것이다. FTA가 상품·서비스 교역 자유화에 집중한다면 CEPA는 이를 포함해 투자 등 경제 협력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체결 효과는 비슷하다.
양국은 1995년 정식 수교 이후 삼성 LG 한화 등 국내 기업이 이집트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협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위산업, 원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 대통령은 “K9 자주포 공동 생산으로 대표되는 양국 방산 협력이 FA-50 고등훈련기, 천검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공개된 현지 매체 알아흐람 기고문에서 “이집트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비전2030’의 가장 신뢰할 만한 파트너 또한 대한민국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비전2030은 이집트를 2030년까지 경제, 국가 경쟁력, 국민 행복, 인적자원 개발 등의 분야에서 세계 30위권 국가로 만들겠다는 시시 대통령의 국가 비전이다. 이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이 ‘나일강의 기적’을 일군 이집트인의 원대한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했다.
◇李 “韓·이집트는 평화 촉진자”
이 대통령은 동북아시아에서 한국의 역할과 중동 분쟁에서 이집트의 역할을 비교하며 지역 내 평화를 위한 협력을 이어가자고 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과정에서 가자지구 평화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등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이집트는 ‘평화 촉진자’로서 한반도와 중동을 포함한 국제평화에 함께 기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 대통령은 이날 카이로대 연설에서 자신의 대(對)중동 구상인 ‘SHINE(샤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안정·조화·혁신·네트워크·교육 등의 영어 단어 첫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구호단체인 적신월사에 1000만달러를 새롭게 기여하고, 더 많은 이집트 학생이 한국으로 유학 올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늘려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공지능(AI)과 수소 등 미래 분야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SHINE 이니셔티브의 핵심은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여러분의 꿈이 두 나라의 미래라는 것”이라며 “이 이니셔티브를 토대로 중동과 한반도가 상생하는 미래를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카이로=한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