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은 뇌에 있는 질환 유발 표적까지 잘 전달되지 않지만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는 그런 한계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김태훈 오토텔릭바이오 대표(사진)는 19일 인터뷰에서 “자체 구축한 ASO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추신경계(CNS) 희소질환에 최적화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SO는 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전에 그 ‘설계도’ 역할을 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에 직접 붙어 단백질 생성을 차단하는 단일가닥 핵산 치료제다. 김 대표는 “ASO는 척수강에 주사하면 뇌 깊은 부위까지 잘 전달될 수 있어 CNS 질환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토텔릭바이오는 ASO의 결합 부위를 정밀하게 찾기 위해 자체 개발한 ‘ASODE’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mRNA의 복잡한 구조를 분석해 약물이 결합할 수 있는 정확한 부위를 선별하는 플랫폼으로, 초기 단계부터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후보물질 설계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뇌 속에 약물이 더 잘 퍼지도록 만드는 플랫폼은 ‘C-Duplex’다. ASO의 성질을 잠시 조정해 뇌 안에서 멀리, 고르게 확산되도록 돕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기존 ASO는 뇌 일부에만 머무는 사례가 있었지만 C-Duplex를 적용하면 약물이 더 넓게 퍼져 투약 간격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들로 구축한 파이프라인은 CHI3L1을 타깃으로 하는 ‘ATB-810’이다. CHI3L1은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다발성경화증, 알츠하이머병 등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에서 병리적 역할이 확인됐다. 회사는 비임상에서 약물 분포 개선과 신경염증 억제 효과를 확인했으며 ALS 모델을 중심으로 약효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오토텔릭바이오는 복수의 해외 제약사와 기술이전 협의를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향후 CHI3L1이 관여하는 다양한 신경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