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앤스로픽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파운드리에서 작동합니다.”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MS 최대 연례행사 ‘이그나이트 2025’. 아샤 샤르마 코어AI부문 사장이 이같이 말하는 순간 마이크 크리거 앤스로픽 최고제품책임자(CPO)가 무대에 올라왔다. 크리거 CPO는 “처음부터 두 회사가 DNA와 신뢰를 공유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우리 모델과 MS 플랫폼을 결합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뒤로 양사 로고와 긴밀한 협력을 의미하는 하트 모양 그래픽이 그려졌다.
MS는 이날 엔비디아, 앤스로픽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파트너십으로 MS와 엔비디아는 앤스로픽에 각각 50억달러(약 7조3000억원),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를 투자하고 앤스로픽은 300억달러(약 44조원) 규모의 MS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매한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이어 또다시 고객사에 투자하는 벤더파이낸싱(VF)에 나섰다.
MS는 대규모 인공지능(AI) 개발·배포 플랫폼인 파운드리에 앤스로픽의 소넷 4.5, 오퍼스 4.1, 하이쿠 4.5 등 모델을 통합하기로 했다. 이로써 MS 파운드리는 오픈AI의 챗GPT, 미스트랄, 라마 등을 모두 확보한 AI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MS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오픈AI 기술 의존도를 더욱 줄였다. MS는 지난 9월 MS오피스용 챗봇 코파일럿 365에도 앤스로픽 AI를 도입했다. 오픈AI에 초기 투자한 MS가 보유한 오픈AI의 지식재산권은 2032년 만료된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별도 영상을 통해 “우리는 앤스로픽 모델을, 그들은 우리의 인프라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문사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MS는 하나의 프런티어 AI 모델 기업에 의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이그나이트 키노트 연설은 나델라 CEO가 아닌 저드슨 알토프 커머셜 CEO가 맡았다. 나델라 CEO는 지난달 부사장이던 알토프를 CEO로 승진시키며 “이번 (인사) 개편으로 나는 데이터센터 확장, AI, 제품 혁신 등 핵심 기술 분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