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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바흐 초기 오르간곡 악보 필사본 320년만에 대중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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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바흐 초기 오르간곡 악보 필사본 320년만에 대중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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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가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던 시기에 작곡한 오르간 작품 두 곡이 320년 만에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바흐의 작품 목록(BWV)에 신작 번호가 추가된 것은 2005년 성악곡 필사본 발견 이후 20년 만이다.


    바흐 아카이브는 현지시간 17일 독일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교회에서 75주년 기념식에서 그동안 작곡가 미상으로 남아 있던 두 곡을 공식적으로 새로운 바흐의 초기 작품으로 발표했다.

    'd 단조의 샤콘과 푸가(Ciacona and Fuga in d minor, BWV 1178)'와 'g 단조의 샤콘(Ciacona in g minor, BWV 1179)'로 명명된 두 곡의 이번 발견은 의미가 크다. 바흐의 음악과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후대 음악가들의 작풍을 연구하는 데 새로운 음악사적 길잡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익명의 필사본에서 발견한 바흐의 흔적... 30년 추적의 결실





    발견의 중심에는 바흐 연구의 권위자인 바흐 아카이브 창립자 피터 볼니(Peter Wollny)가 있다. 그는 “마침내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졌다”며 “이 작품들은 바흐의 제자 귄터 요한이 1705년경 필사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볼니는 1990년대 초 벨기에 브뤼셀 왕립도서관(KBR) 디지털 카탈로그(OPAC Syracuse)에서 두 샤콘 작품이 담긴 필사본(서가번호 Ms II 3911 Mus)을 처음 발견했다. 그러나 악보에는 작곡가의 이름도 서명도 없어 수십 년 동안 작자 미상의 악보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바흐 아카이브와 작센 과학·인문학 아카데미의 연구진이 공동으로 추진한 ‘BACH Research Portal’ 프로젝트에서 독일 튀링겐 지역 교회 음악 아카이브를 조사하던 중 1729년 바흐의 제자 살로몬 귄터 요한(Salomon Gunther John)의 구직 편지를 발견했다. 귄터 요한은 1705~1707년 아른슈타트에서 바흐에게 작곡을 직접 배운 제자다.


    그의 필적 자료들은 브뤼셀 필사본의 악보 필체와 완전히 일치했다. 여기에 작품 내부의 음악적 특징, 변주와 오스티나토 결합, 푸가 확장 기법, 바흐의 스승 게오르크 뵘의 영향, 초기 칸타타 BWV 150의 샤콘과 유사한 진행 등의 바흐가 아른슈타트 시기에 남긴 음악적 특징이 확인되며 바흐가 남긴 작품으로 최종 귀속되었다.

    성 토마스 교회에 울려 퍼진 320년 만의 첫 연주


    [새롭게 발견된 바흐 작품 - 라이프치히 바흐 아카이브 75주년]



    두 작품은 17일 오후 3시 바흐가 생전 음악감독(Thomaskantor)으로 재직했던 성 토마스 교회에서 네덜란드 출신 오르가니스트 톤 쿠프만(Ton Koopman)에 의해 320년 만에 처음 연주됐다. 발표식에는 볼프람 라이머 독일 연방 문화부 장관, 부어카르트 융 라이프치히 시장 등이 참석했으며, 전 세계 시청자가 바흐 아카이브의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이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았다. 악보는 발표와 동시에 브라이트코프 & 헤르텔(Breitkopf & Hartel)에서 출판되어 대중에게 공개됐다.



    바흐의 형성기 특징을 밝히는 귀중한 자료

    BWV 1178과 1179는 모두 샤콘(Chaconne) 형식의 대규모 오르간 작품으로, 반복되는 저음선 위에 변주·오스티나토·푸가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구조다. 이는 바흐가 18세 무렵부터 실험해 온 작곡 기법이자 그가 독자적 작풍을 형성해 가던 ‘형성기’의 흔적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이 두 작품을 통해 바흐가 초기부터 대규모 변주 형식에 얼마나 강력한 창의성을 가지고 접근했는지, 그리고 그의 음악이 이후 바이마르·라이프치히 시대로 어떻게 발전해 가는지를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두 작품을 세계 초연한 오르가니스트 쿠프만은 “젊은 바흐가 이 정도의 규모와 완성도를 가진 작품을 남겼다는 사실은 경이적”이라며 “앞으로 전 세계 오르가니스트들이 이 작품을 주요 레퍼토리에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바흐의 성악 작품 발견 이후 20 년만의 신작 발견에 세계적 권위의 고음악 학자들은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320년의 침묵을 깨고 되살아난 두 곡의 샤콘은, 바흐의 음악을 새롭게 듣고 해석할 기회를 제공하며 음악사 연구에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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