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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주식의 가치 평가에 대한 우려와 비트코인의 급락으로 악화된 시장 심리속에 1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하락으로 출발했다. 안전자산인 국채와 금에 대한 수요는 강화됐다.
동부표준시로 오전 10시 10분에 S&P500은 1.1% 하락하며 4일 연속 하락해 8월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보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1.8% 떨어졌다. 다우존스 산업평균도 1.1% 하락했다.
국채는 수요가 살아나며 가격이 올랐다.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4베이시스포인트(1bp=0.01%) 내린 4.10%, 2년물 국채 수익률은 5bp 하락한 3.56%를 기록했다. 채권의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현물 금은 0.7% 상승한 온스당 4,073달러에 거래됐다.
19일 장 마감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는 이 날 3% 하락한 18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 달 들어 8%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올해 AI에 기반한 시장 랠리의 강도에 대한 논쟁의 중심에 서있다. 옵션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실적을 발표한 다음 날 주가가 상하로 7%까지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로스차일드의 분석가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닷컴의 투자 등급을 중립으로 낮추면서 이 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주가는 각각 2.8%와 3.1% 떨어졌다.
알파벳의 CEO인 순다르 피차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의 AI 붐에는 어느 정도 ”비이성적”인 면이 있었고 거품이 터지면 어떤 회사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날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분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밝혀져 크게 올랐던 알파벳도 이 날은 1.5% 정도 하락했다.
AI 데이터 센터에 대규모 대출을 제공한 사모 신용 대출 기관인 블루 아울은 전날 6% 하락한데 이어 이 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주택 개량 수요가 부진해지며 최대 주택개량업체인 홈디포가 연간 전망을 하향하자 주가도 3% 가까이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이 날 동부표준시로 이른 오전 시간에 9만 달러 아래로 하락하며 10월 초 기록했던 12만 6천 달러의 사상 최고치에서 30% 가까이 떨어졌다. 동부 표준시로 오전 10시경 하락폭을 축소하며 91,420달러 전후에 거래됐다. 이더는 1.9% 상승해 3,061달러를 기록했다.
많은 기술 투자자들이 비트코인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하락이 주식 시장이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나티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솔루션즈 의 포트폴리오 전략가인 가렛 멜슨은 ”지난 몇 주 사이 시장 내러티브가 극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즉 “AI에 대해 끊임없이 증가하는 자본 지출에 대한 보상에서 추가 투자와 미래 수익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으로 급격히 전환됐다”는 것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월간 설문 조사에서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비중이 임계치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주식 시장에 매도 신호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됐다.
JP모건 체이스의 다니엘 핀토 부회장은 “AI 가치 평가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하락은 주식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 불안감을 더하는 것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2월에 세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상당수의 연준 관계자들은 여전히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논하고 있다.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선물 트레이더들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50%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달만해도 90% 이상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상했다. 연준의 10월 회의 의사록과 9월 비농업 고용 지표는 각각 19일과 20일에 발표된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