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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방위산업체 라인메탈은 최근 1년간 주가가 200% 가까이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유럽 국가들이 재무장에 속도를 내면서다. 대다수 전문가는 이미 유럽 각국이 국방비 증액에 나선 만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평화협정이 맺어져도 재무장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17일 독일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년간 199.9% 급등했다. 같은 기간 유럽 방산주 랠리를 함께 이끈 영국 BAE시스템스(40.4%), 프랑스 탈레스(58.2%) 등과 비교해도 상승 폭이 큰 편이다. 현재 라인메탈 주가는 1727유로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라인메탈은 지난 3월 시가총액 562억유로(약 93조5000억원)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폭스바겐 시총(당시 547억유로)을 넘어섰다. 유럽의 군사비 지출 확대에 힘입어 상승세는 계속됐다. 올 6월에는 프랑스 명품 그룹 케링을 밀어내고 유로스톡스50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됐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유럽 우량 기업을 모아둔 주요 지수다.
시장은 라인메탈이 우크라이나전이 종전되더라도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지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관련 발언에 따라 주가가 등락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헝가리에서 미·러 정상회담을 열 수 있다고 말한 직후 라인메탈 주가는 6% 하락했다. 이후 회담 개최가 취소되며 주가가 소폭 반등했다.
월가는 최근의 주가 흐름을 급등에 따른 단기 조정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라인메탈 투자 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2200유로였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더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안보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작다는 이유에서다. 나토는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독일의 연간 국방 예산은 2029년까지 162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대비 70% 증가한 수준이다. 재무장을 시작한 이상 군비 지출 축소로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라인메탈 수주 잔액도 확대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632억유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6억유로 증가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약 800억유로 규모 신규 수주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동시에 라인메탈은 종전 후 수주 속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전차와 탄약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그 대신 해상 무기와 무인 체계 쪽으로 기술을 다각화하고 있다. 미국 인공지능(AI) 기반 방산 기업 안두릴과 드론 제작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9월에는 뤼르센그룹의 군함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했다. 라인메탈은 2030년까지 해군 부문에서 50억유로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라인메탈 목표 가격을 2225유로로 높이며 이번 인수를 주요 성장 동력으로 평가했다.
라인메탈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수익비율(PER)은 93.3배로 높은 편이다. 번스타인은 라인메탈 주가가 “완벽을 전제로 가격이 책정됐다”며 “현재 수준에서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목표주가는 1960유로로 다른 기관보다 낮게 제시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