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가 최근 미국 일라이릴리에 기술 수출한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의 적응증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빅파마에 추가 기술 수출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기술 수출 두 건이라는 ‘빅딜’과 빅파마의 지분 투자로 마련한 실탄은 연구개발(R&D)에 투입할 방침이다.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사진)는 1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업간담회에서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글로벌 빅파마에서 지분 투자를 받은 건 그랩바디-B 플랫폼의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일라이릴리의 지분 투자는 그랩바디-B를 중추신경계(CNS)뿐 아니라 근육 질환 치료제 등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꼽은 대표적인 치료 접근법(모달리티) 확장 분야는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아이오니스와 공동 연구를 통해 BBB 셔틀이 뇌로 siRNA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BBB 셔틀을 근육 및 지방 등 다른 적응증으로 확대하는 데 siRNA가 핵심 열쇠로 부상할 것이란 뜻이다. 그는 “2023년 바이오USA 때부터 여러 회사가 siRNA 기술력을 물어볼 정도로 업계에선 항체만큼 뜨거운 모달리티”라고 강조했다.
연이은 기술 수출의 성공 배경으로 이 대표는 그랩바디-B가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표적으로 한다는 점을 꼽았다. 뇌 질환자 단백질에서 이 수용체가 발현되는 비율은 32.7%로, 기존 수용체(트랜스페린 수용체) 5.7%보다 높다. 그는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BBB 셔틀은 ‘있으면 좋은 기술’이 아니라 ‘꼭 가져야 하는 기술’이 됐다”며 “일라이릴리 기술 수출 발표 후 내년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JPM 2026)에 새로운 미팅이 줄지어 잡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컴퍼스테라퓨틱스에 기술 수출한 ABL001 성공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담도암 2차 치료제로 승인받으면 상용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로열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자회사 네옥바이오를 인수합병(M&A) 가능한 기업 모델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ABL206’과 ‘ABL209’의 임상시험계획서(IND)는 각각 올해 4분기, 내년 1분기 FDA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로열티와 라이선스 아웃을 통한 수익만으로 R&D에 집중하는 한국에는 그동안 없던 새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