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시작 가격이 94억원에 달하는 마르크 샤갈의 그림, 한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인 김환기와 이우환의 회화, 리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작품과 같은 연작에 속하는 이불 작가의 조각…. 지금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는 이 같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걸작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오는 24일 열리는 대규모 경매 ‘이브닝 세일’에 나오는 작품들을 미리 보여주는 프리뷰 전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서울옥션은 24~25일 총 290억원어치의 미술품을 경매에 출품한다. 국내 미술시장 최고 호황기 때나 볼 수 있던 규모의 경매다. 하이라이트는 주요 고가 작품을 선보이는 24일 ‘이브닝 세일’. 이날 하루 경매에 나오는 작품의 추정가 총액만 270억원에 달한다. 서울옥션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술시장에 좋은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작품은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샤갈의 ‘꽃다발’이다. 샤갈의 전성기에 해당하는 1937년 제작된 작품으로, 특유의 푸른 색채와 꽃다발과 커플 등이 조화를 이루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추정가는 94억~150억원으로 책정됐다. 100호 크기 ‘파리의 풍경’(1970)은 60억~80억원에 나왔다.
김환기가 1969년 특유의 전면 점화 화풍을 완성하기 직전 그린 ‘15-Ⅵ-69 #71 Ⅰ’은 7억~12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이우환이 1990년 그린 100호 크기 대작 ‘바람과 함께’(8억5000만~12억원), 이불의 초기 조각 작품인 ‘사이보그 W10’(6억~9억원)도 경매에 나왔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풍경화 ‘레스 트리스 니어 워터’(4억8000만~8억원)도 눈길을 끈다.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케이옥션 경매에도 좋은 작품이 여럿 나왔다. 케이옥션은 26일 신사동 본사에서 86억원 규모의 ‘11월 경매’를 연다.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김환기의 1954년작 ‘답교’다. 제목이자 그림 주제인 답교는 정월대보름 전통 풍습인 ‘다리 밟기’를 뜻한다. 주요 김환기 전시에 자주 나온 작품으로, 추정가는 15억~25억원이다. 이 밖에도 김환기의 다른 작품 무제(5억9000만~12억원), 김창열·박서보·이우환·장욱진 등 한국 근현대미술 주요 작가의 작품들이 새 주인을 찾는다. 두 옥션 출품작은 신사동 각사 건물에서 무료로 예약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경매 당일까지 열린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