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17일 연임 도전을 선언했다. 현직 금융투자협회장이 연임에 도전하는 첫 사례다.서 회장은 이날 금융투자협회 건물 부근 한 카페에서 협회장 출마 선언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서 회장은 준비해온 입장문을 읽으면서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며 "입장 발표가 늦어지게 돼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과연 업계와 자본시장을 위해 어떤 역할을 더 할 수 있을지 심사숙고하는 시간이 길었다"며 "최근에야 회원사 대표들에 제 의지를 밝히고 의견을 듣는 과정을 갖게 됐고 용기를 얻은 끝에 확신이 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그간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해 회원사와 함께 정부 당국, 국회와 호흡을 맞춰 온 것처럼 금융투자 업계와 자본시장을 한 단계 '레벨업' 시키고 한국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회장이라는 자리는 '은퇴 후 쉬는 자리'가 아니라 업계의 의견을 경청, 조율하고 국회와 정부, 금융당국 등과는 전략적으로 교섭해야 하는 '치열하게 일하는 자리'"라며 "전례 없는 변화를 맞는 자본시장의 골든 타임에 정말 필요한 건 리더십의 교체가 아닌 연속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임기 중 쌓은 '대관력'을 내세웠다. 지난 3년간 협회장 임무를 수행하며 유관기관들과의 소통·협력 기반을 다져 온 게 차별화 지점이라는 것이다.
서 회장은 "당국과 정부, 여야 국회의원, 여러 유관기관과 유력 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회원사들에게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운 자산'이 됐다"며 "새로운 사람이 이런 관계를 형성하려면 최소 2년 이상이 걸릴 것인 만큼, 제 대관능력을 바탕으로 업계가 직면한 중대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회원사를 주인으로 모시고 일하는 협회장으로서 우리 회원사와 자본시장의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면서 지난 3년과 마찬가지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입장문 발표 직후 이어진 질답에서 서 회장은 '(다른 후보들 대비) 출마 선언이 늦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말에 "현직 회장이기 때문에 시급한 현안을 제쳐두고 일찍부터 선거운동에 나설 수가 없었다"며 "선제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게 되면 제 모든 행보가 선거와 연결되고 해석될 수 있어 최대한 늦춰서 결정했다"고 답했다.
지난달 말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구성을 위한 이사회에 불참한 데 대해선 "제가 선거에 나오든 안 나오든 관계없이 다른 후보자들이 있지 않은가"라며 "후추위에 참여하면 또 다른 후보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어서 논란의 여지를 없애고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선 '전관예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전임 회장 관련 계약은 개별 계약이어서 제도화된 게 아니다"라며 "오해의 여지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제가 퇴임할 땐 협회와 고문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금융위원회가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투협 당초 1년이던 전임회장 예우 기간(고문 계약 기간)은 서 회장 체제에서 2년으로 연장됐다. 또 고문은 월 2000만원에 달하는 고문료가 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상장 공모펀드와 디딤펀드 등 임기 중 업적에 대한 자평을 묻자 "나중에 답하겠다"고 했다.
서 회장이 이날 출사표를 던지면서 7대 금투협회장 선거는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등의 '삼파전' 구도가 확정됐다. 금투협 후추위는 지난 4일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후보자' 공모를 시작했다. 서류 접수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마감된다.
협회는 정회원별로 균등하게 배분되는 균등배분의결권 30%, 올해 회비 금액에 비례한 비례배분의결권 70%를 합산해 최종 협회장을 뽑게 된다. 협회장 선거일은 다음 달 18일이다.
의결권은 증권업 57.8%, 운용업 37.7%, 신탁 3.8%, 선물 0.8%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등 순으로 투표권 영향력이 가장 크다. 운용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운용, 삼성운용, 이지스운용, 한화운용, KB운용 등 순으로 크다.
신민경/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