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OCI가 ‘인공지능(AI) 디벨로퍼’로 다시 한번 변신에 나섰다. 미국 태양광 발전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부터 인허가, 전력망 구축 등을 도맡아 한 뒤 AI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빅테크에 넘기는 AI 인프라 개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AI 디벨로퍼로 진화하는 OCI
16일 OCI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올해 44GW에서 2030년 156GW로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 공사판이 벌어진 이유다. 공사 중인 AI 데이터센터(1.2GW) 현장의 절반 이상(0.64GW)이 북중미와 남미일 정도다.그 중심에는 OCI가 사업 무대로 점찍은 미국의 ‘에너지 수도’ 텍사스가 있다. 텍사스 북부 댈러스-포트워스 권역의 올 상반기 AI 데이터센터 설비 용량은 총 869.5㎿로 작년(590.6㎿)보다 47% 늘었다. 여기에 오픈AI와 오라클 등이 425㎿ 규모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중심지인 버지니아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전력 확보가 쉽고 땅덩이가 넓은 텍사스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OCI의 첫 개발 무대도 텍사스다. 미국 태양광 법인 OCI에너지가 보유한 텍사스 미션솔라에너지 유휴 부지를 AI 데이터센터로 개발하기로 한 것. OCI에너지는 이곳에 태양광과 풍력, 원자력발전 등의 전력 기반과 통신 시설을 깔고, 부지 환경 영향 분석을 비롯한 인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빅테크가 ‘몸’(데이터센터 시스템)만 들어오면 되도록 모든 준비를 해놓는 것이다. 데이터센터에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은 LG에너지솔루션의 자회사 버테크 등 현지 업체에서 공급받아 설치할 계획이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이를 위해 수차례 미국 출장길에 올라 빅테크 유치를 논의했다. 데이터센터 규모는 전력 사용량 기준으로 최소 1GW로 구상 중이다. 정보기술(IT) 장비를 제외한 데이터센터 인프라 건설에 ㎿당 800만달러 이상 드는 점을 감안하면 인프라 개발에만 80억달러(약 12조원)가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OCI는 5년 안에 전체 매출 중 AI 인프라 사업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마련했다.
◇태양광 개발 경험이 도움
OCI가 AI 인프라 개발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태양광 발전 인프라 개발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부지 확보→인허가→전력망 및 ESS 설치’로 이어지는 핵심 프로세스가 AI 데이터센터 구축 작업과 엇비슷하다.OCI에너지는 텍사스주 태양광 발전 개발 1위 사업자다. 현재 총 3.5GW 규모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북미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 건설 사업인 ‘알라모 프로젝트’도 도맡았다.
OCI그룹은 미국을 시작으로 국내와 다른 나라로 사업 무대를 넓힐 계획이다. 전북 군산에 있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장과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주변 부지를 AI 데이터센터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기초 소재에서 카본 소재, 태양광 소재로 이어진 그룹 핵심 포트폴리오를 AI 인프라로 옮긴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시욱/김우섭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