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던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BTC)이 급락세로 전환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인한 경제 지표 공백,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 디지털자산재무(DAT) 기업의 매입 여력 약화 등이 투자심리를 짓누르며 시장 전반의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한국시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전일 대비 약 5% 급락하며 장중 9만6712달러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이 9만7000달러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5월 8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후 3시 5분 기준 비트코인 하락분을 일부 만회하면서 다시 9만7000달러대를 회복한 상태다.
비트코인의 하락은 주요 알트코인으로도 확산됐다. 이더리움(ETH)은 전일 대비 10.13% 급락했으며, 엑스알피(XRP)와 솔라나(SOL)도 각각 9.18%, 9.23% 밀렸다. 바이낸스코인(BNB), 도지코인(DOGE), 에이다(ADA)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5~8%가량 떨어지며 시장 전반이 약세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이 같은 하락세의 배경으로는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고용·물가 등 핵심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되면서 미 연준이 금리 방향성을 제시하기 어려운 '깜깜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연준 인사들의 잇단 매파적 발언 또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와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전날 "당분간 금리 동결이 적절하다"고 언급해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에 제동을 걸었다. CME 페드워치 기준 금리 동결 가능성은 50.4%까지 상승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셧다운으로 핵심 지표가 제때 발표되지 못하자 시장이 방향성을 잃었다"며 "불확실성이 커지자 위험자산 전반에서 차익명령이 나오면서 비트코인도 이를 피하기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신용시장 리스크가 더해지며 하방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 최근 1년간 비트코인 매수 주체로 떠올랐던 디지털자산재무(DAT) 기업들의 매입 속도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K33리서치에 따르면 11월 DAT의 일평균 비트코인 매입량은 전월 대비 42% 감소한 375개로 줄었다. DAT의 재무 건전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 mNAV(기업가치를 보유 자산으로 나눈 값)도 주요 기업 대부분에서 '1 미만'으로 떨어졌다. mNAV가 1 아래로 내려가면 추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비트코인 매집 여력이 제한된다.
그레그 마가디니 앰버데이터 파생상품 총괄은 "DAT 전략 채택 기업이 급증하며 신용 수요가 과도하게 팽창했다"며 "신용시장이 경색될 경우 차환이 막히고, 부채 상환을 위해 보유 코인 매도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 곳에서 매도가 시작되면 후순위 DAT의 투매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관 수요를 떠받쳐온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자금 유출이 확대되고 있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는 11월 들어 9거래일 중 6거래일에서 순유출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8억6735만달러가 빠지며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르쿠스 틸렌 10x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지난 6월 이후 10만달러 부근에서 약 590만개가 거래됐다"며 "이 구간에서 매수한 투자자 상당수가 리스크에 취약한 성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10만달러 아래 체류가 길어질 경우 해당 가격대 매수자들의 손절 매도가 이어질 수 있고, 유동성이 얇아지면 9만3000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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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욱 블루밍비트 기자 wook9629@bloomingbit.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