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부천 도심의 전통시장에서 1t 트럭이 돌진해 2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장을 보기 위해 좁은 통로에 밀집해 있던 시민들이 150m가량을 질주한 트럭에 치이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는 분석이다.
부천 오정경찰서 등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55분께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60대 남성 A씨가 몰던 트럭이 시장 통로로 돌진하며 시민들을 잇달아 덮쳤다. 트럭은 인근 점포 외벽에 충돌하고 나서야 멈췄다. 이 사고로 70대 여성 2명이 숨지고 19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당국은 장비 21대, 대원 60명을 급파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지휘를 맡은 박금천 부천소방서 현장지휘단장은 브리핑에서 “트럭이 처음 약 28m를 후진한 뒤 150m를 직진하며 사람들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는 시장에 트럭을 정차했다가 갑자기 급가속하며 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운전자 A씨는 “급발진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소방당국과 경찰은 “주행 영상만으로는 급발진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이 현장 CCTV를 확인한 결과 브레이크 제동등은 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소변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음주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고,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사고 직후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자동차사고기록장치(EDR) 분석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복구 지원과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사고 목격 상인과 시민들의 심리 안정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부천=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