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북구청 여성 간부 공무원들이 문인 구청장의 '전국노래자랑' 무대 백댄서로 나서기 위해 공무 목적의 출장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 녹화는 지난 6일 오후 동강대학교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녹화에는 문인 구청장을 비롯해 북구의회 의원, 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 구청장은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를 불렀고, 북구청 국·과장급 여성 공무원 8명이 함께 무대에 올라 백댄서로 춤을 췄다. 이들은 선글라스를 쓰고 스카프를 머리에 두른 채 응원 도구를 흔들며 구청장을 따라다녔다.
하지만 평일 열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들이 공무 목적의 출장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판이 제기됐다. 구청장의 노래 무대를 공무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에 더해, 모두 여성 공무원들이었다는 점에서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무대에 오른 8명은 모두 당일 출장을 냈으며, 자치행정국장과 주민자치과장은 사전 논의를 이유로 하루 전에도 출장을 신청했다.
이에 지역 사회에서는 반발이 나왔다. 공무원노동조합 광주본부는 "공무원들을 들러리 삼아 다른 공무원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렸다"며 "자발적 참여라고 해도 이를 용인한 구청장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역시 "백댄서 역할을 위해 공무수행 출장 처리한 것은 명백한 세금 낭비"라며 "자발이라는 말로 여성 간부 공무원들을 동원하는 행태는 성인지 감수성이 얼마나 빈약한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다만 북구 관계자들은 친한 간부 공무원들끼리 논의를 통해 자발적으로 무대에 오르고, 특정 성별의 공무원들만 무대에 오른 것은 우연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북구청은 2022년에도 '전국노래자랑' 녹화 현장에서 여성 공무원과 여성 구의회 의원이 구청장의 백댄서로 나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통상 단체장이 노래하는 장면은 일요일 본방송에서는 방송되지 않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