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단체가 총상금 3000만원 규모의 성분명 처방 반대 대국민 공모전을 추진하면서, 약사단체와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시의사회는 전날부터 성분명처방 반대 공모를 받고 있다. 주제는 △왜 성분명 처방이 위험한가 △불편한 의약분업 대신 편리하고 경제적이며 안전한 선택분업 △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를 확대하자 3가지다.
의사회는 이번 공모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로 △약은 성분이 같다고 효과가 같은 것이 아니다 △의사는 환자 상태·복용 편의성·부작용·제형·제조사 등을 고려해 처방한다 △성분명(화학명)만 적고 약사가 제약사를 결정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성분명 처방은 국민의 건강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등을 제시했다.
성분명 처방은 의사가 처방전에서 약품 상표명 대신 성분명을 기재하면, 약사가 동일 성분·함량의 의약품을 조제하는 제도다. 예컨대 ‘타이레놀’ 대신 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처방하는 식이다.
의사단체는 성분명 처방 의무화 법안에 대한 입법을 강행할 경우 의약분업을 파기해 선택분업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회에는 품절 의약품 대체 방안으로 성분명 처방을 허용하고,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하는 약사법·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성분명 처방은 약사단체의 숙원 과제다. 약사단체는 △환자 선택권 확대 △약가 절감 △의약품 품절 대응 등을 이유로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대한약사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성분명 처방은 수급 위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해법”이라며 “이미 호주와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은 성분명 처방을 권장하거나 의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한적 성분명 처방 의무화를 통한 다빈도 품절약 사태 문제 해결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단 수급 불안정 필수약 성분명처방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의료계에서 많은 반대와 이견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사회적 합의나 논의를 진행하면서 의견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다만 제도 논의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국회에 발의된 성분명 처방 의무화 법안을 비롯해 ‘검체검사 위·수탁 체계 개편’,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허용’ 관련 법안을 ‘의료악법’으로 규정하며 오는 16일 전국 단위 궐기대회를 예고한 상태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