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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년 역사'의 유럽 악단 "손민수와 절제된 섬세함 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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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년 역사'의 유럽 악단 "손민수와 절제된 섬세함 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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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지나 이탈리아 동쪽 국경을 넘어서면 알프스 산맥의 갈래가 뻗어 나와 생긴 계곡들을 만난다. 이어 빗물에 침식된 석회암 지대에 자리잡은 숲이 포근하면서도 고즈넉한 정취를 드러낸다. 서유럽에서 발칸 반도로 가는 입구인 슬로베니아에 왔을 때 보이는 경치다. 인구는 212만여명, 크기는 호남 지방만한 이 나라엔 324년 역사를 자랑하는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이 있다. 기원이 17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악단이다.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이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 오는 19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1일 고양아람누리에서 피아니스트 손민수와 협연한다. 이 악단의 수석 지휘자인 카키 솔롬니쉬빌리는 아르떼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은 오랜 역사와 깊은 전통을 지닌 훌륭한 악단”이라며 “슬로베니아인들에겐 절제되면서도 깊은 표현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1990년생 피아니스트 출신인 솔롬니쉬빌리는 2023년부터 이 악단을 이끌며 참신한 해석을 음악에 가미해왔다.

    내한 공연 프로그램의 첫 곡으로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은 조르주 미체우즈의 오페라 <더 페어리 차일드>의 서곡을 선보인다. 미체우즈는 오스트리아 빈의 후기 고전주의와 초기 낭만주의 시기에 활동한 슬로베니아 작곡가다. 슬롬니쉬빌리는 “동시대에 살았던 베토벤이나 슈베르트와 달리 미체우즈는 평온하고 즐거운 삶을 살았다”며 “음악을 너무 심각하게 대하지 않았고 연습을 많이 하는 유형도 아니었지만 뛰어난 피아니스트로서 빈의 음악계와 귀족 사회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악단이 연주할 서곡에도 미체우즈의 낙천성과 명랑함이 드러난다고. 슬롬니쉬빌리는 “듣기엔 부담이 없지만 연주하긴 꽤 까다로운 작품”이라며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의 첫 방한을 기념해 악단의 기쁨과 행복을 슬로베니아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은 지휘자의 모든 몸짓에 놀라울 만큼 섬세하게 반응합니다. 지휘자와 강한 유대감을 지닌 매우 감성적인 악단인데요. 한국 관객분들도 악단의 매력에 빠지실 거라 확신합니다.”


    악단은 이어 손민수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귀에 쉽게 감기는 멜로디 덕분에 한국에서도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솔롬니쉬빌리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아주 영적”이라며 “학창 시절 그의 합창 작품들을 자주 지휘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이번 협주곡 연주에서도 독특한 울림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손민수와의 협연도 기대하고 있다고.




    2부 공연은 일정 별로 다르다. 대구·고양 공연에선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솔롬니쉬빌리는 “이 작품을 연주할 땐 고전주의 형식을 지키면서도 낭만주의 시대의 가장 위대한 교향곡 중 하나로 표현해야 한다는 게 큰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공연에선 차이콥스키 교항곡 5번을 들려준다. 솔롬니쉬빌리는 차이콥스키의 발레 작품을 자주 지휘했다. 차이콥스키 작품에서 느껴지는 섬세함을 표현하기 위해 슬롬니쉬빌리와 악단은 따뜻함을 담아 이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은 슬로베니아의 음악색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다른 작품도 추천했다. 이 악단의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아나 도잔은 “마르얀 코지나의 곡 ‘벨라 크라이니아’도 슬로베니아의 정신을 잘 담고 있다”며 “생동감 넘치는 리듬과 아름다운 선율, 그리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감성이 곡 전반에 어우러져 있다”고 설명했다. 도잔은 슬로베니아의 수도이자 악단이 자리잡고 있는 도시인 류블랴나의 매력도 함께 소개했다.




    “류블랴나는 역사와 따뜻함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에요. 아담하지만 생동감과 음악이 가득한 도시죠. 문화가 일상에 스며든 곳에서 산다는 건 제게 영감을 줘요. 류블랴니차 강을 따라 산책할 때마다 평범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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