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25%로 가닥이 잡혀가는 가운데 분리과세 적용 범위를 놓고 여야가 격돌할 전망이다. 여당 일각에서는 분리과세 대상 기업·투자자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야당은 모든 상장사·펀드 배당소득에 분리과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3일 국회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여야는 12일부터 열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놓고 협상을 이어간다. 앞서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고위 당정 협의회를 거쳐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5%로 하향 조정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도 이 같은 세율 인하를 지지하고 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세법개정안 토론회에서 “여당 내에서도 25% 최고세율 의견이 나온 만큼 여야 합의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남은 쟁점은 적용 상장사 범위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는 ‘배당 성향 40% 이상 기업’ 또는 ‘배당 성향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을 늘린 기업’에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범위를 좁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당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를 주도해온 이소영 민주당 의원 등은 “배당 성향 25%+배당 증가율 5%” 요건을 삭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배당 성향이 40% 이상인 기업’에만 적용하거나 ‘35% 이상인 기업’에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적용 기업이 크게 줄어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배당 성향이 35% 이상인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308곳으로 전체(2732개) 중 11.2%에 불과했다. 배당 성향 40%를 넘긴 기업은 254곳(9.3%)에 그친다. 반면 배당 성향이 25% 이상인 기업 407곳에 비해 작은 규모다. 분리과세 기준을 배당성향 35~40%로 올릴 경우 삼성전자 HD현대중공업 LG전자 HD현대일렉트릭 등 대형 제조업체 투자자들은 분리과세 혜택에서 제외된다.
야당은 반대로 아예 분리과세 조건 자체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수영 의원도 지난 10일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핵심 수단”이라며 “조건 없이 단순히 분리과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관련법도 발의한 바 있다. 국회 기재위원장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모든 국내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도 최근에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상장사에 투자하는 펀드 배당소득에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요건을 놓고 합의가 불발될 경우 최고세율 35%인 분리과세 정부안이 예산안 부수 법률로서 이달 30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으로 부의된다. 최고세율 25%로 가닥을 잡은 당정 합의가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그만큼 여야가 조세소위에서 벼랑 끝 대치에 나서기보다는 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국회 관계자는 “본회의에서 관련 세제개편안 수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거의 전례가 없었다”며 “여야가 조세소위에서 분리과세 적용 기준을 놓고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익환/이광식 기자 lovepen@hankyung.com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