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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서울타워 어쩌다가"…외국인 '바글바글' 몰리더니 충격 실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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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서울타워 어쩌다가"…외국인 '바글바글' 몰리더니 충격 실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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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오후 9시께 서울남산타워 입구는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붐볐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등장한 명소를 찾기 위해 몰려든 이들이 곳곳에서 셀카봉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고 시설물에 낙서를 남기는 모습이 이어졌다.


    남산타워 꼭대기로 향하는 보행로 곳곳에는 각국 언어로 쓰인 낙서가 선명했다. 기둥과 벤치, 철제 난간에는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태국어로 “I love Seoul”, “We were here”, “사랑해요” 같은 문구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OO야 사랑해, OO등산회 파이팅' 등 한국어로 된 낙서도 많았다. 일부 구간은 페인트 낙서가 덧칠돼 안내 표지의 글씨조차 가려진 상태였다.

    서울의 상징적인 명소로 손꼽히는 남산이 외국인 관광객과 연인들의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케데헌 방영 이후 외국인 팬들의 ‘성지 순례’ 열기가 이어지면서 남산타워 내부 표지판, 벽면은 물론 남산공원 보행로 곳곳까지 낙서가 번지고 있다.




    남산타워 내부까지 … 시민 반응은 엇갈려
    전망대 인근의 자물쇠 존은 낙서가 더 심각했다. 금속 펜스에는 자물쇠뿐 아니라 흑색 매직으로 이름과 날짜가 빼곡했고, 바닥에는 스티커나 메모지를 붙여놓은 흔적이 남았다. 낙서는 남산타워 내부 공간에도 번져 관람객 대기 의자나 안내 패널, 천장 조명등에도 작은 글씨로 이름과 방문 날짜를 남긴 흔적이 보였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가족과 함께 남산을 찾은 남모 씨(51)는 “서울을 대표하는 곳인데 이렇게 낙서가 많을 줄은 몰랐다”며 “사진 찍을 때도 일부 구간에는 배경에 낙서가 잡혀서 민망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황모 씨(33)는 “외국인과 연인들이 추억 남기려고 쓰는 것 같아 이해는 되지만, 아무도 제지하지 않고 관리 인력도 안 보이니 아예 써도 되는 곳처럼 보인다”며 “이런 문화를 잘 살려서 무작정 금지하기 보다 전용 공간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남산타워는 ㈜N서울타워가 운영하는 민간시설이다. 부지는 서울시 소유지만 건물과 상업시설은 민간이 관리한다. 이 때문에 낙서 제거나 청소 등을 위해 시·구청이 적극적으로 운영에 개입하지 못한다.



    "자물쇠 가격 너무 비싸서 그만"

    남산타워의 자물쇠 존은 한때 연인들의 상징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엔 자물쇠 대신 낙서를 남기는 행위로 바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남산에 가면 꼭 이름을 새겨야 한다”는 여행 후기가 퍼지면서 낙서가 ‘관광코스’처럼 자리 잡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자물쇠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도 나온다. 현장에서 판매되는 자물쇠가 개당 1만~2만원 선이다 보니 “잠깐 들렀다 가는데 자물쇠를 사기에는 부담된다”는 이유로 펜을 꺼내 난간과 안내판에 이름을 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가 벽에 글을 쓰길래 나도 적었다”며 “자물쇠를 사기에는 가격이 좀 비싸서 그냥 글로 남겼다. 단지 서울을 기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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